시리아 정국 불안 틈 타 재건 움직임 포착
미국 내 차량 돌진 테러도 IS 부활의 사례
시리아 주단 미군 영향력 축소도 악영향
시리아의 정국 불안을 틈 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S가 재건할 경우 미국 등 서방국을 중심으로 한 테러가 확산할 가능성도 커져 중동을 중심으로 각국이 이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한 때 전 세계를 공포에 몰어넣은 테러를 선동한 IS가 시리아의 불안정한 상황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할 조심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우려는 최근 중동을 중심으로 IS 활동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고는 지난해 12월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동 순방에서도 나왔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생긴 공백을 틈 타 반군이 재집결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IS는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에서 분리해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의 영토 일부를 점령하고 칼리프 국가를 선언했다. 이후 미국 등의 공격으로 2019년 사실상 궤멸 상태에 놓였지만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이후 시리아군이 남겨둔 무기를 대량을 취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하메드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최근 IS가 시리아군의 무기를 대량으로 탈취했으며, 이 무기는 지역 내 세력을 확장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알 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미국은 시리아 내 IS 점령지 내 목표물 75곳을 공습했고, 이후 두 차례 추가 공습을 벌여 IS 최고 지도자를 포함해 무장세력 14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서방국들의 IS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는 IS와 연계된 시리아 내 목표물 2곳에 전투기와 드론을 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새해 첫 날 미국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테러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테러를 저지른 인물은 IS 깃발을 탄 트럭을 타고 군중을 향해 돌진해 15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테러 조직과 연계되지 않은 개인 범행으로 결론 내렸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외로운 늑대’ 사건과 모방 공격에 대한 주의를 경고했다. 정식 조직원이 아닌 현지인을 급진적 이데올로기에 감화시켜 ‘외로운 늑대’로 만드는 전술은 IS의 특징이다.
문제는 IS 재건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이들의 본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 주둔 병력 철수가 예정돼 있다. 앞서 이라크 관리들은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IS의 부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2년 내 이라크 철군 협정을 재평가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은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끄는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IS를 견제해왔지만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집권하면서 지역 내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HTS가 수립한 과도정부가 쿠르드족과 충돌할 경우 수감 중인 IS가 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시리아 내 쿠르드족 교도소 및 수용시설에 최대 4만5000명의 IS 대원들이 수용돼 있다. 이들이 풀려날 경우 IS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집트, 튀르키예 등 주변국으로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포럼의 아이멘 자와드 알 타미미 연구원은 “시리아 전역으로 이동의 자유가 확대됨에 따라 IS 조직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갑자기 폭력과 공격의 물결이 급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며 “HTS와 동맹국들은 이를 단속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국 주둔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결정에 달려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시절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을 감축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2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지난달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군이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시리아에서 IS가 가하는 위협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