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인터뷰·SNS서 허위 발언…제3자 시세조종으로 가격 떠받쳐”
폭락사태후 시총 59조원이상 사라져…민사재판 배심원단 “투자자 속인 책임 인정”
형량 단순합산시 최고 100년 이상 징역형…유죄 인정돼도 실제 형량은 미지수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로 31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권도형(33) 테라폼랩스 창립자는 가상화폐 테라USD(UST·이하 테라)가 안전하다고 투자자들을 오도해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권씨를 기소한 미 뉴욕 남부연방지검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뉴욕 검찰은 권씨에 사기공모, 시세조종 공모 혐의와 각각 2건의 상품사기, 증권사기, 정보통신사기 혐의 등 총 8건의 범죄혐의를 적용했다.
공소장에 적시된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보면 권씨는 2019년 10월 TV 인터뷰와 2020년 10월 테라폼랩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게시글 등을 통해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를 통해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와 테라가 안전하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송고시간2025-01-0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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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헌기자
美검찰 “인터뷰·SNS서 허위 발언…제3자 시세조종으로 가격 떠받쳐”
폭락사태후 시총 59조원이상 사라져…민사재판 배심원단 “투자자 속인 책임 인정”
형량 단순합산시 최고 100년 이상 징역형…유죄 인정돼도 실제 형량은 미지수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로 31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권도형(33) 테라폼랩스 창립자는 가상화폐 테라USD(UST·이하 테라)가 안전하다고 투자자들을 오도해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권씨를 기소한 미 뉴욕 남부연방지검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뉴욕 검찰은 권씨에 사기공모, 시세조종 공모 혐의와 각각 2건의 상품사기, 증권사기, 정보통신사기 혐의 등 총 8건의 범죄혐의를 적용했다.
공소장에 적시된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보면 권씨는 2019년 10월 TV 인터뷰와 2020년 10월 테라폼랩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게시글 등을 통해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를 통해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와 테라가 안전하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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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가 안전한 자산이라고 속이기 위해 시세조종을 공모했다는 내용도 주요 범죄사실로 적시됐다.
권씨와 테라폼랩스의 사기 혐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판결문과 SEC의 조사결과 발표 자료 등에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앞서 SEC가 제기한 민사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권씨 등이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이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인정한 바 있다.
SEC 발표에 따르면 테라폼랩스는 2021년 5월 점프 크립토 홀딩스의 자회사인 타이모샨(Tai Mo Shan·大帽山)과 계약을 맺고 테라의 가격이 기준치 밑으로 떨어질 때마다 타이모샨이 테라를 대규모로 매수해 가격을 떠받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2021년 5월 테라의 가치가 기준치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타이모샨이 2천만 달러(약 294억원)를 들여 이를 매입해줌으로써 가격을 떠받쳐준 것으로 SEC는 파악했다.
이후 권씨와 테라폼랩스는 타이모샨의 이 같은 대규모 매수 개입에 따른 가격 유지 사실을 밝히지 않고 “테라가 알고리즘에 따라 자체적으로 가치를 회복하는 능력이 있다”라고 말하며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SEC는 판단했다.
그러나 2022년 5월 테라의 가치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떨어졌고 결국 시스템 전체가 붕괴하면서 총 400억달러(약 59조원)가 넘는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사라진 것으로 SEC는 추산했다.
테라폼랩스 측은 민사재판 과정에서 SEC의 주장이 내부고발자 보상금을 받기를 바라는 증인들의 증언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테라폼랩스와 권씨가 실패했을 때마저 자신들의 상품과 일하는 방식에 있어 진실했다고 주장했으나,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앞선 민사재판에서 권씨 등의 사기 행각을 인정한 평결은 앞으로 이어질 권씨의 형사재판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8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가 인정될 경우 권씨에겐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권씨가 받는 증권사기 혐의와 정보통신 사기는 각각 최대 징역 20년형, 증권사기는 최대 10년형, 시세조종 공모 혐의는 최대 징역 5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앞서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8개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최대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다만,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실제 형량이 얼마나 될지 미리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가상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의 형사재판 결과 사례를 보더라도 당초 예상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형량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3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7개 범죄 혐의에 모두 유죄 평결이 나오자 최대 1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선고된 형량은 징역 25년이었다.
다만, 법원은 징역형과 별도로 뱅크먼-프리드에 110억2천만달러(약 16조원)의 재산 몰수도 명령했다.
권씨의 경우 SEC와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44억7천만 달러(약 6조5천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