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카터 별세에 생방송 애도 연설도…”말 아닌 행동으로 평가받는 삶”
트럼프도 2차례 추모글…”철학·정치서 의견 달랐지만, 최고의 존경 표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00세를 일기로 29일(현지시간) 타계하자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의 애도가 잇따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오늘 미국과 세계는 비범한 지도자, 정치인, 인도주의자를 잃었다”면서 “목적과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방법을 찾는 이라면 원칙과 신앙, 겸손을 겸비한 사람인 지미 카터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위대한 미국인을 기리기 위해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를) 워싱턴DC에서 공식 국장(國葬)으로 치를 것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크루아섬에서 연말 휴가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생방송 애도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은 슬픈 날이다. (영부인) 질과 저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저는 지미 카터와 50년 넘게 함께했다”며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해 “의미 있고 목적 있는 삶을 사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범”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가되는 삶을 살았다”며 “고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질병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했다. 평화를 구축하고 시민권과 인권을 향상시켰으며, 전 세계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장려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노숙인을 위한 집을 지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그는 소환될 때마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정치적, 개인적, 도덕적으로 매번 그랬다”며 “지미 카터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품위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가 미국에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6년 대선에 나선 카터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지지를 요청했을 때를 두 사람 간의 가장 좋은 기억으로 꼽았다.
그는 “카터가 내 팔을 잡고 ‘내 선거운동을 도와줘야겠어’라고 말했을 때”라며 “‘저는 아직 (상원의원이 된 지) 2년 밖에 안됐다’고 했는데, 카터는 ‘그게 차이를 만들 거야’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미가 대통령으로서 직면했던 어려움들은 미국에 중대한 시점에 닥친 것들이었고 그는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 부분에 있어 우리는 모두 그에게 감사의 빚을 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직 (전현직 대통령인) 우리들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 나라를 이끄는 엄청난 책임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부인) 멜라니아와 나는 이 어려운 시기에 카터 가족과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모두가 그들을 가슴에 담고 기도해 주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추가로 올린 게시글에서도 “나는 그와 철학, 정치에 관해서는 의견이 매우 달랐지만, 그가 우리나라와 우리나라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진정 사랑했고 존중했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 점에 대해 최고의 존경을 표한다”며 “그는 진정 좋은 사람이었고, 물론 그가 많이 그리워질 것이다. 그는 또 오벌 오피스(백악관 집무실)를 떠난 뒤 대다수 대통령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도 앞다퉈 추모 성명을 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우리 모두에게 은혜와 존엄, 정의, 봉사의 삶을 산다는 것의 의미를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부인 힐러리와 공동으로 낸 성명에서 “(카터는) 더 낫고 좋은 세상을 위해 지치지 않고 일했다”면서 “그는 끝까지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적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의 유산이 세대를 넘어 미국인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며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