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질문” 호평
“속도감·긴장감은 시즌1보다 떨어져” 평가도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 자본주의의 그늘을 잔혹하게 보여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시즌1부터 극찬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참신한 소재와 신선한 방식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반면 여성 혐오적 요소,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전형적인 묘사 등을 둘러싼 비판도 적지 않았다.
시즌2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시사회에서 시즌2 1~7회를 모두 본 언론인과 평론가들은 무한경쟁 사회를 비판하는 주제 의식에 대해서는 대체로 높이 평가했다. “시즌1의 게임을 똑같이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무한경쟁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중요한 질문들을 더한 것이 흥미로웠다”(장성란 영화저널리스트), “시청자들은 새롭게 추가된 룰 때문에 점점 붕괴돼 가는 참가자들 무리를 보면서 현실 사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갈등 양상을 대입해 보게 될 것”(김현수 영화칼럼니스트)이라고 평가했다.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 넷플릭스 제공
반면 극의 속도감과 긴장감은 시즌1에 비해 아쉽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프런트맨(이병헌)과 딱지맨(공유) 등의 숨겨진 사연, 게임장을 찾아내려는 황준호(위하준) 일행의 추적 등으로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배경 설명이 길어진 데다 O·X 투표가 반복돼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총 7시간 27분에 걸친 분량에도 사건이 완결되지 못해 전개가 느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야기가 시원하고 깔끔하게 진행되는 게 시즌 1의 가장 큰 매력이었는데 시즌2는 밀도가 떨어졌다”(김세윤 방송작가), “템포가 늘어져 ‘시즌3 예고편’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단점”(김현수 영화칼럼니스트)이라는 평가다. 다음은 언론인과 평론가들의 100자 감상평.
△ 강병진 영화저널리스트
“시즌2의 핵심은 프런트맨이다. 죽지 않았으면 하는 인물이 더 많아졌다. 특히 트랜스젠더 현주가 감동적이다. 가장 배척당하던 인물이 맨 앞에 서서 사람들을 구하는 모습이 짜릿했다.”
△ 김세윤 방송작가
“이야기가 완만하고 산만하게 진행된다. 다음 에피소드 역시 재밌을 거 같아 계속 보던 시즌1과 달리 다음 에피소드부터는 재밌어지려나 싶어 계속 보는 시즌2. 오징어 게임이 아니라 오징어 투표.”
△ 김현수 영화칼럼니스트
“재미의 스펙터클도, 비극의 무게도 모두 이전 시즌을 뛰어넘는 대작이 돼 돌아왔다. 심지어 이번 시즌은 게임의 울타리를 넘어선 전쟁이 펼쳐지게 될 시즌3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 장성란 영화저널리스트
“O·X 투표로 하자면 O. 게임 밖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힘이 달리는 면이 있지만, 전편의 재미와 상징성을 이어받는 한편, 그걸 비틀어 주제를 집약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는 점에서.”
△ 황영미 영화평론가
“‘돈’이 ‘신’인 자본주의를 극적으로 그린 시즌1의 자장 안에서 빅브라더 프런트맨을 처단코자 한 전투 액션을 추가해 시즌1과 차별화한다.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용사들의 영웅담이 돋보인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의 성기훈(이정재).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