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콜롬비아에서 한 미국인이 10대 초중반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 착취 범행을 저지른 뒤 출국해, 현지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메데인 당국 보도자료와 경찰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종합하면 지난 달 28일 이 나라 제2의 도시인 메데인의 한 고급 호텔에서 한 외국인이 12∼13세 및 14∼16세 사이 미성년자 2명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붙잡은 뒤 신원을 ‘미국인, 티머시 앨런 리빙스턴’으로 파악했다.

리빙스턴은 그러나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은 뒤 이튿날인 지난달 29일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해 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객실에서는 마약 투약 정황도 발견됐는데, 경찰은 피의자를 풀어준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벌였다고 시 당국은 밝혔다.

피해자 중 1명은 성전환 청소년인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메데인 주민들은 경찰을 성토하는 한편, 외국인들의 성매매 및 미성년자 성 착취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지인 엘티엠포는 보도했다.

성매매를 처벌하지 않는 콜롬비아에는 관광을 빙자해 입국한 주변국 남성들의 성 매수 행위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14세 미만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및 18세 미만 미성년자 성 매수는 불법임에도, ‘어린 여성’을 찾는 남성들에 의해 자행되는 범죄 행위도 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페데리코 구티에레스 시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엘포블라도를 비롯한 관광 지구에서의 성매매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발동했다. 식당 및 술집의 심야 영업시간 제한 조처도 내렸다.

‘범죄 행위를 시도조차 말라’라는 이름의 캠페인도 펼치기로 한 구티에레스 시장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달러를 잔뜩 싸 들고 오는 관광객들의 추태를 뿌리 뽑아야 한다”면서 “경제적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지만, 우리는 (그런) 달러에 관심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메데인을 비롯한 콜롬비아 내 주요 관광지에서는 남성과 여성 간 만남을 미끼로 한 약물 과다투약, 강도, 살해 등 강력 사건이 급증세에 있다.

특히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범죄대상자를 물색하는 경우가 많다며,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주의할 것을 메데인 시 당국은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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