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측 “가상화폐 암호 풀려면 적어도 10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랠리가 예상 못 한 위험, 양자컴퓨팅의 위험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일 105개의 큐비트(Qubit)를 가진 ‘윌로우’ 칩을 탑재한 양자컴퓨터가 10 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풀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 상태에서 0과 1이 중첩되거나 얽히며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단위인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가 쉽게 발생하는데, 구글이 이러한 오류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커들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비트코인의 암호를 해독하고 훔쳐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는 2022년 당시 이러한 해킹이 현실화할 경우 가상화폐를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3조달러(약 4천354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고 심각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2021∼2022년 1만5천∼6만9천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한때 10만8천달러 선도 넘었고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으로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되고 있는 만큼, 향후 해킹 발생 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허드슨연구소의 아서 허먼은 “누군가 양자컴퓨터에 대한 해킹 개발 능력을 갖추고 가상화폐에 사용하기로 마음먹는다면 폭발을 기다리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봤다.

전통적인 금융시장 역시 온라인 은행시스템 등에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위협을 받을 수 있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특히 거론된다.

양자컴퓨터 관련 보안 스타트업 큐시큐어의 스킵 산제리는 “은행들은 관련 규정과 방어 메커니즘, 고객 대응 능력 등이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미 서부 시대와 같다”면서 “비트코인 지갑에서 도난당하더라도 환불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양자컴퓨터 해킹에 따른 절도는 보안이 취약한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과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트코인 발명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약 100만 개를 비롯해 채굴 초기의 비트코인은 양자컴퓨터 해킹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암호 해독이 현실화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 측은 “가상화폐에 쓰이는 암호화폐 시스템(RSA)을 깨려면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그렇게 하려면 대략 400만개의 큐비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CNBC는 전했다.

가상화폐 아발란체 창설자인 에민 귄 시러는 “미래 어느 시점에 ‘양자 대재앙’이 있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지만 그 시점은 충분히 멀리 있는 만큼 공포를 느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업계가 암호화 기술 발전으로 방어벽을 더 탄탄히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탈중앙화된 비트코인의 성격을 감안하면 사람들의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이러한 움직임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7일 한때 10만8천달러선을 처음 돌파했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조정을 받고 있으며, 한국시간 23일 오전 한때 9만3천655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연준이 내년 예상 금리인하 폭을 기존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과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우리(연준)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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