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대 위르그 비어 교수팀
하루 커피 5잔 마신 참가자들
인지 기능 저하 예방에 도움

심방세동이 있는 사람이 커피를 하루 5잔 이상 마시면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 박동 리듬이 불규칙해지는 질환으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 취리히대 위르그 비어 교수팀은 20일 미국심장협회저널(JAHA)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심방세동 환자 2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카페인 함유 커피를 매일 5잔 이상 마시는 것이 커피를 한 잔 미만으로 마시는 것보다 인지 기능 저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스위스 심방세동 코호트 연구(Swiss-AF)에 참여한 2413명(평균 연령 73세)을 대상으로 과거 1년간 하루 커피 섭취량을 조사하고 최소 8년간 뇌졸중, 혈액 염증 지표, 혈액 응고, 뇌 영상, 인지 테스트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하루 5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하루 한 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들보다 전반적으로 인지 테스트 점수가 더 높았다.

커피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과제 처리 속도와 시각 운동 조정, 주의력 점수 등이 하루 한 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들보다 11% 높았고, 인지 연령은 6.7년 더 젊은 것으로 계산됐다. 혈액 염증 지표도 매일 5잔을 마신 참가자들이 매일 1잔 미만을 마신 참가자보다 20% 이상 낮았다.

비어 박사는 “커피와 여러 가지 정교한 인지 테스트 사이에는 많이 마실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용량 반응’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이 연관성은 나이, 성별, 체질량 지수(BMI), 흡연, 뇌졸중 병력 등을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규칙적인 커피의 인지 기능 저하 예방 효과는 카페인과 마그네슘, 비타민 B3(니아신) 등 활성 성분 때문일 수 있고, 염증 유발 화학물질을 줄이는 커피의 역할 때문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호세 조글라 텍사스대 교수는 “관찰 연구인 이 연구로 커피가 실제 장기적인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커피가 심방세동을 예방하거나 장기적인 인지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식단 가이드라인은 하루에 블랙커피 3~5잔은 건강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심장협회(AHA)는 라테와 마키아토 같은 커피 음료는 칼로리가 높고 설탕과 지방이 첨가된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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