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만조니, 도주 당시 고가의 가방 착용…제조사 CEO 경찰에 제보

‘의적’ 추앙 분위기 속 제조사에 비난 쇄도…제조사 “고객정보 제공 안해” 해명

미국의 한 고급 가방 제조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대표를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는 루이지 만조니(26)의 수배 사진에 찍힌 가방을 보고 자사 제품이라고 경찰에 제보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CNN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가방 제조업체 피크디자인의 피터 데링 CEO는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자사는 고객 정보를 경찰에 제공한 사실이 없으며 제공하더라도 법원의 명령에 의해서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링 CEO가 이 같은 성명을 내야 했던 것은 용의자 만조니가 범행 후 도주 당시 매고 있던 백팩이 자사 제품으로 보인다고 그가 경찰에 제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링 CEO는 지난 5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만조니의 수배 사진을 보자마자 그가 맨 가방을 알아보고 경찰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협조를 요청할 경우 회사의 개인정보보호 지침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어떤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 법률고문과 상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만조니는 지난 4일 새벽 뉴욕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슨 CEO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추적을 따돌렸던 만조니는 지난 9일 아침 그의 얼굴을 알아본 맥도널드 매장 직원의 신고로 체포됐다.

그의 가방 브랜드에 대한 제보와 그의 체포 사이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었던 셈이다.

데링 CEO는 경찰에 가방 관련 제보 전화를 했을 때 비슷한 제보가 이미 수백 건 접수된 상황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만조니의 체포 이후 데링 CEO의 제보 인터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면서 데링 CEO를 향해 ‘밀고자’라는 비난이 쇄도했고, 그를 향한 위협 발언까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조니 체포 당시 그가 공익보다는 이윤을 우선시하는 건강보험사를 비판하는 선언문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NS에서는 그를 ‘의적’으로 추앙하는 ‘팬덤’ 기류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이다.

SNS에서는 피크 디자인 가방의 제품 일련번호를 제거해야 한다거나 가방을 반품하자는 제안이 올라오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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