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세브란스병원·연세의대 공동 연구팀
40~60대 4500여 명 10.6년간 추적조사
하루 식사횟수·인슐린 저항성 연관성 분석
공복시간을 최대한 길게 갖는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는 가운데 규칙적으로 하루 세끼를 챙겨먹는 식습관이 중장년층의 인슐린 저항성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와 류하은 임상강사, 연세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허석재 박사 연구팀은 2001∼2020년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데이터를 활용해 40~69세 성인 4570명을 평균 10.6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식사 횟수와 중장년층의 인슐린 저항성 발생 위험 간 유의미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인슐린 저항성은 간, 근육, 지방조직 같은 신체 조직이 인슐린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다. 제2형 당뇨병 및 대사증후군의 주요 병리학적 특징으로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만성질환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최근 간헐적 단식이나 시간제한 식사처럼 식사 횟수를 줄이는 체중 감량 전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으로 인한 체중 감량이 단순히 식사 횟수 감소, 열량 제한 때문인지 다른 요인의 영향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바가 없다. 오히려 하루 식사 횟수가 맣을수록 체중 조절, 대사율 개선 같은 이점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선행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연구팀은 하루 식사 횟수가 인슐린 저항성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성별, 체질량지수(BMI), 당뇨병 유무 등 하위 집단의 특성에 따른 차이를 분석했다. 피험자를 하루 식사 횟수 3회 이상과 미만의 두 집단으로 나누고 ‘HOMA-IR’ 지수를 활용해 인슐린 저항성을 비교했다. 콕스(Cox) 비례 위험 모형 분석을 시행한 결과 하루 3회 이상 식사한 집단은 3회 미만 식사한 집단보다 인슐린 저항성 발생 위험이 약 12% 낮았고 체중, 공복 혈당, 중성지방 수치 등이 긍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남성, 비만도가 낮은 집단, 당뇨병이 없는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다만 여성, 비만 집단, 당뇨병 환자 집단에서는 연관성이 없었다.
카플란-마이어 분석 결과, 하루 식사 횟수가 3회 이상(파란색 그래프)인 경우 3회 미만인 경우보다 인슐린 저항성의 발생률이 낮았다. 사진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중장년층의 경우 규칙적인 삼시 세끼 식사가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질환 예방 및 관리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성별, BMI, 당뇨병 유무 등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건강 관리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권 교수는 “하루 식사 횟수와 인슐린 저항성 간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한 최초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중재 연구, 대사질환 고위험군 대상 맞춤형 식습관 개선 프로그램 개발 등 더욱 발전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과 대사질환 저널(Diabetes and Metabolism Journal)’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