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비태세 강화…”이란, 계획 최종결정은 아직”
“이란, 오만 통해 미국에 ‘통제된 방식될 것’ 입장 전달”
변수는 이란 체면…”미국, 중국에 ‘이란 말려달라’ 요청”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영토를 이틀 이내에 공격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앞으로 24~48시간 이내에 자국 남부 또는 북부에 대한 이란의 직접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지도부의 방침을 전해들은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공격 계획이 논의되고 있으나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상태라고 말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미국 당국자는 미국 정보 보고서들에 따르면 이란의 보복이 수일 내로 이뤄지며 이스라엘의 영토가 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달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아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가 사망하자 이스라엘에 보복을 공언해왔다.
그러나 이란의 보복 군사작전이 실제로 강행될지, 어떤 수위로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사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며 서둘러 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이 같은 메시지를 이달 7일 오만을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을 통해 전달했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 사이 소통 통로 역할을 해왔다.
이란은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을 통제된 방식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요구했으며,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미국은 오만을 통해 전달한 응답에서 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 정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그간 이란은 영사관 공격 보복 대응이 “통제되고 비확장적일 것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으며 지역 대리 세력을 이용해 이스라엘에 대한 여러 공격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은 미국이 관여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란의 보복 공격이 미국을 향해 비확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이 대리 무장세력에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하도록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시사했다.
또 다른 이란 소식통도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언제든지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그간 이란에 자제를 요청해왔으며 직접적 공격이 이뤄지면 이스라엘 편에 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란의 이 같은 외교적 메시지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방식과 관련해 이란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은 막으면서도 자칫 미국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군사적 긴장 고조를 피하는 방식으로 보복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로이터에 “체면을 살리는 방식으로 보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란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이달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이 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이 없지만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은 이스라엘을 폭격의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