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민들은 14일 한국 국회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 처리한 데 대해 대체로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라며 반겼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내달 20일)이라는 거대한 대외 변수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라는 비상 상황에 놓인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버지니아주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권용훈(62)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계엄사태로 우리 국격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았는데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어서 너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겪은 아픔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씨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잘 되리라고 생각하고, 고국의 시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한국 사회가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버지니아주에서 교직원으로 재직 중인 교민 장용범(64) 씨는 “윤 대통령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국회의원들을 종북세력으로 몰고, 계엄을 선포한 것은 대통령의 자질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한 뒤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라고 평했다.

장 씨는 “(탄핵소추안 가결은) 좀 씁쓸하기도 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보수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가결인데, 한국 내 보수 성향 지지자 중에 자괴감을 느끼고 극우화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며 한미우호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선근(82) 씨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 등을 생각할 때 “걱정스럽다”면서도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미국에 온 지 5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대한민국의 중대 위기라고 할 만한 소용돌이가 대략 7차례 정도 있었다”면서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절망도 했지만 잘 이겨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성은 슬기로운 면이 많아서 앞으로도 최악의 상황으로 쉽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남겨둔 상황에 대해 “앞으로 마음에 들건 안 들건 법에 의해서 해결이 되어야 한다”며 “일단 탄핵안이 가결되었으니 양쪽에서 화합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고, 특정 정당보다 나라 전체를 보고, 또한 멀리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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