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라인 CEO “네팔·캄보디아·태국·이라크·예멘에 최근 반환 조치”
현대미술 전시관 리모델링해 2030년 재개관…멕시코 여성건축가가 설계
세계적인 미술관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미술관이 밀수·약탈 등 불법적 방법으로 미국에 반입된 소장품을 반환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맥스 홀라인 메트미술관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미술관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무슨 소장품이 어떻게 수집됐는지를 투명하게 하고 있다며 “최근 네팔, 캄보디아, 태국, 이라크, 예멘에 대한 유물을 반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국가 중 일부와는 유물을 올바르게 전시할 수 있도록 소유권을 공유하는 새로운 협약을 맺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예멘 등 내전 중인 국가의 경우 소장품 2개의 반환을 결정했지만, 예멘 측에서 해당 소장품의 보관을 맡아달라고 메트미술관 측에 요청했다는 게 홀라인 CEO의 설명이다.
서구의 유명 미술관·박물관이 약탈 문화재 반환 요구를 두고 진통을 겪는 가운데 메트미술관도 소유 과정에서 밀수, 약탈 등 불법 행위가 드러난 소장품을 반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메트미술관은 작년 12월 불상 14점을 캄보디아로, 2점을 태국으로 반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불상은 유물 불법 밀매로 기소돼 2019년 유죄 선고를 받은 유명 미술품 거래상 더글러스 래치포드와 연관된 소장품들이었다.
해당 유물은 1970∼1990년대 캄보디아가 내전과 정치적 혼란을 겪던 시기에 도굴꾼들이 국외로 유출한 문화재의 일부라고 캄보디아 정부가 밝힌 바 있다.
한편 메트미술관은 2030년 개관을 목표로 현대미술 전시관(오스카 탕 윙)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하고, 멕시코 출신 여성 건축가 프리다 에스코베도가 설계한 현대미술 전시관(오스카 탕 윙)의 새 디자인을 이날 공개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 자리 잡은 메트미술관은 총 21개의 건물이 연결된 복합건축물로, 현대미술 전시관은 이 중 한 전시관이다.
오스카 탕 윙 현대미술 전시관은 종전보다 50% 넘는 규모로 증축돼 20∼21세기 현대미술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메트미술관은 지난 2014년 현대미술 전시관 리모델링 계획을 세웠지만 재정 문제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가 지난 2021년 중국계 사업가 오스카 탕이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800억원)를 쾌척하면서 재추진 동력을 얻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도 이 사업에 1천만 달러(약 140억원)를 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