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재정 관리조차 하지 못한 총체적 부실.” LA 카운티 감사관이 최근 발표한 로스앤젤레스 노숙자 서비스 당국(LAHSA) 감사 보고서는 이 기관의 심각한 무능을 여실히 드러냈다.
감사 결과 LAHSA는 기본적인 회계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청업체에 선금만 지급한 채 회수는 포기했고, 50만 달러가 넘는 계약금을 장부에 제대로 기재하지도 않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한 정부 기관의 자금을 무단으로 다른 곳에 전용하는 등 명백한 회계 부정까지 저지른 사실이다.
특히 지난 5년간 임시 주거시설의 4분의 1을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2억 1800만 달러의 혈세를 허공에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LAHSA가 노숙자들의 복지는 안중에도 없이 시설 관리비만 축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계약 관리 실태는 더욱 심각했다. 5개 수령 기관에 지급된 500만 달러에 대한 증빙 서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책임조차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내부 감사 시스템은 유명무실했다. LAHSA의 내부 감사 부서는 독립성을 상실한 채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으며, 감사 계획조차 제대로 수립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실 운영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노숙자들이었다. 임시 주거시설 입소자 중 고작 20% 미만만이 영구 주거지를 찾는데 성공했다는 통계는 LAHSA가 얼마나 무능하게 운영되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린지 호르바스 LA 카운티 감독위원회 의장은 “이번 감사 결과는 LAHSA가 더 이상 노숙자 서비스를 맡길 수 없는 수준임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카운티 부서 설립을 통한 전면적인 개혁을 제안했다.
LA 시의회 관계자는 “수억 달러의 혈세를 쏟아부었지만 노숙자 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는 LAHSA의 무능과 부실한 관리가 빚은 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라디오 서울 정 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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