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국정원 1차장 등 폭로
尹 지시로 정치인 체포 작전 실행
계엄 지휘관 핵심 멤버들 尹 ‘손절’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 당시 여야 국회의원 체포 작전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속속 확인됐다. 체포 대상 명단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와 입법부 수장이 모두 포함됐다. 군 당국은 이들을 체포해 별도 시설에 구금하는 조치까지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계엄 담화문에서 “반국가세력 척결”을 공언한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인들을 모조리 잡아들여 국회 무력화를 시도한 것이다.
6일 군과 정보당국에서는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 작전을 직접 지시하고 챙겼다는 폭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위법한 비상계엄으로 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처지에 놓이자 계엄군 핵심 지휘관부터 정보기관 간부까지 재빨리 ‘손절’에 나선 모습이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본인에게 통화로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첩사령부로부터 구체적인 정치인 체포 대상 명단도 전달받았다고 했다. 정치인 체포작전에 군은 물론 국정원까지 동원된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280여 명의 특전사령부 소속 무장 계엄군은 국회에 도착하자마자 의원들이 모여 있는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특히 여야 대표실에 계엄군 여럿이 잠복해 있는 모습이 현장에서 발각되기도 했다.
홍 1차장은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사항을 묻자 여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일일이 불러주며, 이들의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한다.
해당 명단에는 이 대표, 한 대표, 우 의장을 비롯해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홍 1차장은 전했다. 여 사령관은 또 “1차, 2차로 축차적으로 검거해 방첩사 내 시설에 구금해 조사할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단순 지시를 넘어, 정치인 체포작전을 직접 챙기며 보고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계엄군 병력 동원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야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707(특임단)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라고 묻는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는 “국회의사당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위법사항이라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역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작전 상황을 체크하는 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과 이 사령관은 여 사령관과 함께 이번 비상계엄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한 핵심 멤버다. 국방부는 3명 사령관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야당은 계엄작전에 연루된 이들 군 지휘관들이 ‘2차 계엄’을 도모할 수 있다며 즉각 체포에 나서달라고 수사당국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