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세일’ 오프라인 구매 줄어… “관세 전 구매” 마케팅도

미국에서 할인행사 기간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쇼핑객 수가 과거보다 현저히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미국인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쇼핑몰을 찾는 것을 전통으로 여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리테일넥스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블랙 프라이데이에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쇼핑객은 2017년 방문객 수 대비 27% 적었다.

팬데믹 기간 크게 줄었던 매장 방문 쇼핑객 수가 지난해 회복되긴 했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과거만큼 오프라인 쇼핑몰을 찾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는 블랙 프라이데이 오프라인 매장의 일반상품 판매액은 지난 2016년 최고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전후해 대형 할인행사가 이어진다.

블랙 프라이데이 아침 쇼핑몰 문이 열기도 전에 매장 앞에 긴 줄을 선 뒤 개장과 동시에 ‘오픈런’을 하는 게 과거 미국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들어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고 유통업체들이 할인판매 기간을 앞당기거나 뒤로 미루는 등 분산하면서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오프라인 매장이 과거만큼 북새통을 이루는 일은 줄었다.

팬데믹 발발로 한동안 오프라인 방문객 수는 더욱 줄였고, 대형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할인행사보다 온라인 할인행사 마케팅에 더욱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커지고 물류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매업체들도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과거처럼 추수감사절 연휴 대목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소매거래업체 ICSC의 톰 맥기 최고경영자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어려움을 겪는 매장들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게 하는 날로 오랜 기간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예전만큼 소매업체들에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 이른 아침에 쇼핑몰을 방문해 오픈런을 하는 열정적인 쇼핑객들은 여전히 많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에게 이제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은 추억과 함께하는 전통적인 가족행사다.

펜실베이니아에 서는 제니퍼 라인하트(51)씨는 80세 노모와 함께 지난 36년간 블랙 프라이데이마다 쇼핑을 해왔다고 WSJ에 말했다.

이들이 즐겨 찾았던 인근 쇼핑몰은 지난 2019년 문을 닫고 철거 중이지만, 이들 모녀는 다른 매장을 찾아 여전히 쇼핑을 즐긴다.

피츠버그에 사는 제니퍼 파사렐리씨도 10대 딸과 함께 오랜 기간 블랙 프라이데이마다 쇼핑을 해왔다.

블랙 프라이데이 ‘충성 쇼핑객’을 자처하는 파사렐리씨는 WSJ에 “매장이 문을 열기 전에 가 있기 위해 아침에 정말 일찍 일어난다”며 다른 쇼핑객들과 일종의 동지애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소매업체들이 ‘트럼프 관세’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구업체 ‘파이널리 홈 퍼니싱’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세 전 세일!(Pre-Tariff Sale!) 이것은 연습이 아닙니다”라고 광고 문구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소매업체들이 관세 부과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전에 제품 구매를 서두르라는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미용제품 업체 ‘졸리 스킨’도 최근 고객 이메일에 관세로 제품 가격이 오르기 전에 현재 가격을 확보하라며 관세 적용 후 자사 대표상품인 샤워기 헤드필터 가격이 25% 상승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다만, 향후 관세가 어떻게 부과될지, 제품 가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현 상황에서 불확실하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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