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이 재무부의 안보 위험 심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벌금을 대폭 올리기로 했다.
연방재무부는 11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처벌 및 집행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규정안을 공개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이나 부동산 구매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업이 그 문제를 해소한다는 조건으로 승인하거나 거래 자체를 불허할 수 있다.
새 규정안은 기업이 CFIUS에 허위로 진술하거나 정보를 누락하는 등 규정을 위반할 경우 내야 하는 벌금을 현재의 건당 최대 25만달러에서 건당 최대 500만달러로 늘렸다.
무려 20배로 증액한 것인데 재무부는 2013∼2022년에 기업들이 CFIUS에 자발적으로 신고한 투자 거래의 중간값이 1억7천만달러에 달해 벌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CFIUS가 투자 기업에 요구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를 확대하고, 투자 당사자가 아닌 제3자를 소환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했다.
기업이 CFIUS가 제안한 안보 우려를 해소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시한도 영업일 기준 3일로 명시했다.
재무부는 30일의 의견 수렴을 거쳐 규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폴 로젠 재무부 투자안보 담당 차관보는 규정안에 대해 “CFIUS 심사와 관련된 규정 위반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규정 준수를 장려하며, 국가 안보 위험에 더 신속히 대응”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 미국은 안보에 중요한 첨단기술 공급망이 외국에 넘어가는 것을 막는 수단으로 CFIU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대미 투자가 늘면서 CFIUS 심사를 받는 경우가 늘었는데 2020∼2022년에 CFIUS가 접수한 한국 기업의 투자 건은 29건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