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가주서 또 인상
두자릿수 증가·30% 넘기도
“산불 증가에 따라 불가피”
수리·자재비 상승 등 요인
대형 보험회 USAA가 오는 12월 1일부터 가주에서 주택 보험료를 25.9% 인상한다고 26일 밝혔다. 일반 보험사들이 잦은 자연재해 발생을 이유로 보험료를 연일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현역 군인과 베테랑 등을 대상으로 가주에서 가장 저렴한 보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USAA마저 보험료 인상에 나선 것이다.
[연관기사] 가주산불로 인한 전례 없는 주택 보험료 인상 예상..
26일 인슈어런스비즈니스매거진닷컴에 따르면 USAA는 오는 12월 1일부터 가주에서 주택 보험료를 평균 25.9% 인상하며, 일부 보험 가입자는 최대 48.5%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산불 위험지역 거주자는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USAA의 평균 연간 보험료는 799달러다.
앞서 USAA는 자회사 전반에 대대적인 규모의 보험료 인상을 밝힌 바 있다. ‘USAA 종합 보장’은 이달 중순부터 평균 30.6%의 요금 인상을 시행하고 있고, ‘USAA 게리슨’은 내년 초부터 보험료를 25.5% 인상할 할 예정이다.
USAA 측은 “기본 보험료율 조정과 산불 위험과 관련한 소송 진행에 따른 인상”이라며 “회사는 산림청과 민간 공급업체의 산불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율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가주 내에서 USAA의 주택 보험 시장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2019년 5.73%이었던 USAA의 주택 보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5.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보험료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주택 소유주들이 지불한 보험료는 2019년 5억2,310만달러에서 2023년 7억4,170만달러까지 올랐다.
가주에서 보험료를 올린 것은 USAA뿐만이 아니다. 이달부터 가주에서 보험회사 올스테이트의 보험료는 34.1%가 인상됐으며, 35만명이 급등한 보험료 청구서를 받아들 처지에 놓였다. 34.1%는 지난 3년간 가주에서 가장 큰 보험료 인상폭이다. 지난 5월 32만 가구 이상의 보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트래블런스 인슈어런스도 보험료를 평균 15% 인상한 바 있다.
전국보험감독관협회에 따르면 2019년 평균 1,108달러였던 미 전국의 연평균 주택 보험료는 2023년 1,723달러로 55% 급등했고,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자연재해 다발 주의 경우 올해 보험료가 23% 추가 인상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주택 보험료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주에서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 등 자연재해 때문이다. 가주는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다른 주와 비교해 14% 더 많은 상황이다.
건조한 기후와 날씨 때문에 가주에서 산불은 매년 심각해지고 있고 피해 규모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가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총 7,818건의 산불 화재가 발생했으며, 총 104만4,126에이커의 면적을 태웠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주택 등은 2,077채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총 7,386건의 산불 화재가 발생했고, 총 33만2,822에이커의 면적을 태웠다. 피해를 본 주택은 179채 정도였다.
보험 업체들은 자연재해 발생 횟수가 갈수록 증가할 뿐 아니라 피해 규모도 커져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안기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이후 가팔라진 인플레이션로 인해 주택 수리비와 자재비, 건축비, 인건비 등이 상승한 것도 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