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표 2,700표 남은 가운데 613표 뒤져
트란 승리 선언 속 “기적의 역전 바랄 뿐”
한인들 “낙선은 한인 정치력 큰 손실 될 것”
한인 정치인의 맏이 격으로 미주 한인사회 정치력 및 권익 신장에 항상 발벗고 나서왔던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캘리포니아 45지구)의 사투가 한인사회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모두 승리해 ‘미셸 불패’ 신화를 이룩했던 미셸 박 스틸(공화) 연방하원의원이 경쟁 후보와의 역대급 초접전 상황에서 상대 후보가 승리 선언을 하면서 미셸 박 스틸 의원 캠프와 한인사회는 남은 개표에서 역전의 희망을 살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방하원 캘리포니아 45지구 선거에서 3선 고지에 도전했던 스틸 의원은 25일 현재 약 2,700여 표의 미개표분이 남은 가운데 15만7,960표를 기록하며 상대 후보인 베트남계 데릭 트란 후보에 613표차로 뒤진 상태다.
초박빙 상황에서 트란 후보가 일찌감치 승리 선언을 발표한 반면 미셸 박 스틸 의원은 26일 오후 5시 현재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개표가 99% 이상 진행된 상황이라 스틸 의원이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올해 선거의 당락 여부를 발표해 온 주요 언론인 AP통신을 비롯해 오렌지카운티 유력지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지 등도 트란 후보의 승리 선언에도 불구하고 26일까지 아직 연방하원 45지구의 최종 당락 결과를 전하지 않고 있다.
미셸 박 스틸 의원을 정치적으로 후원했던 한인 인사들은 2006년 이후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 2선, 오렌지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 2선, 연방 하원 2선을 달성하는 동안 한번도 선거에서 지지 않았던 미셸 박 스틸 의원을 응원하며 그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큰 정치인으로 우뚝 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박병철 에베레스트 트레이딩 대표는 “아직 최종 개표가 이뤄지지 않아 선거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스틸 의원이 근소한 차이의 패배를 딛고 일어서 차기 선거에서 더욱 큰 그릇의 정치인으로 재기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그는 또 상대 후보인 트란의 당선을 위해 베트남계 커뮤니티가 보여준 정치적 힘을 주목하며 “한인사회도 정치력신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주한인정치력신장위원회의 김봉현 대표도 “우리 단체가 후원한 16명의 후보 중 한인사회와 소통이 가장 활발했던 미셸 박 스틸 의원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다”고 아쉬워하면서 미셀 박 스틸 의원이 출마한 선거구에 LA 카운티 일부 지역이 포함되면서 공화당에 불리한 선거지형이 된 것을 지적했다.
지난 2020년 선거구 재조정이 이뤄진 45지구는 한인 상권 밀집지역인 가든그로브와 ‘리틀 사이공’으로 불리는 웨스터민스터, 부에나팍, 플라센티아, 사이프러스, 파운틴밸리, 로스 알라미토스, 로스무어, 미드웨이 시티, 풀러튼 북부, 요바린다와 브레아 일부 등 OC 서부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다 LA 카운티에 속한 세리토스와 아테시아, 하와이안가든, 레익우드 일부가 포함돼 있다.
이 선거구의 등록 유권자 현황을 보면 민주당 37.07%, 공화당 33.05%, 무소속 24.22%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스틸 의원이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서는 트란을 앞섰지만 LA 카운티 지역에서 트란에 뒤진 것이 선거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변호사로 일하는 한인 2세 베로니카 노씨는 한인 정치력신장을 위한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그는 “미주 한인들에 비해 인구가 훨씬 적은 아르메니안계는 유대계 커뮤니티로부터 정치력 신장 노하우를 배워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시켰다”며 “당파를 초월해 한인 정치인들을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미주 한국일보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