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한동훈 가족 의혹 확인부터”…친한, 의혹 제기 유튜버 고발 예고
게시글 전수조사 놓고도 공방… “물타기 조사” “비방 글 적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 논란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사이의 신경전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친윤계는 24일(한국시간)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연루돼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친한계는 한 대표 흠집 내기 공세로 규정하고 관련 게시글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비방 유튜버들에 대한 고발 조치까지 예고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24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당원 게시판을 문제 삼는 것의 핵심은 한동훈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페이스북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제2의 읽씹”이라며 “‘읽씹’이든 ‘당게'(당원 게시판)든, ‘김옥균 프로젝트’든 물불 가리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고 주장했다.
7·23 전당대회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던 ‘읽씹’ 논란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대표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전달했지만, 한 대표가 답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친윤(윤석열)계가 한 대표의 조기 낙마를 모의한다는 내용의 ‘지라시’다.
당원 게시판 논란을 ‘읽씹’ 논란이나 ‘김옥균 프로젝트’와 연결 지은 것은 이번 사안 역시 한 대표를 겨냥한 정치 공세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 1천68개를 전수조사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동훈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61개였고, 나머지 907개는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이었다.
대부분이 언론사 사설이나 기사, 격려성 글, 단순 정치적 견해 표명 글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위 높은 비방은 드물다는 것이 친한계의 주장이다. 특히 한 대표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동명이인’이 작성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지금 ‘한동훈 죽이기’ 세 번째 공작이 진행되고 있다”며 총선 백서 논란, 문자 ‘읽씹’ 논란에 이어 이번 당 게시판 논란을 세 번째 공작으로 꼽았다.
그는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올라온 글 가운데 “가장 수위가 센 표현이 ‘공적 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 ‘마누라 지키는 독선 불통 윤석열과 범죄 비호꾼’ 이 2가지”라며 “대통령 부부에 대해선 찬양만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은 한 대표가 쓴 글이 아닌데 한 대표가 글을 썼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이나 한 대표 가족 명의로 대통령 등에 대한 극언을 썼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도 조만간 당 차원에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친한계는 그동안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다소 수세적으로 대응해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이번 논란이 ‘정치공작’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보는 만큼 수비 모드에서 공격 모드로 전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는 한 대표 가족이 글을 작성했는지에 대해 한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변명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어제 보도된 전수조사 결과를 보니 더 아득해진다. 그래서 가족이 썼다는 건가. 안 썼다는 건가. 매사에 똑 부러진 한 대표는 대체 어디로 갔나”라고 꼬집었다.
강승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개인 정보를 입력한 후 ‘당원 인증’을 받아야만 글을 쓸 수 있는 당원 게시판은 한 대표 가족이 직접 썼거나, 그게 아니라면 정부·여당의 갈등을 노린 악의적인 해킹일 수밖에 없다”며 당 차원의 감사와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한핵관(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들을 시켜서 무의미한 변명을 길게 늘어놓지 말고 깔끔하게 가족인지 아닌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비한계인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책임 있는 당 대표라면 이 의혹에 대해 물타기 조사만 할 것이 아니라, 가족 명의에 대해 사실을 밝히고 그것이 맞는다면 당장 사과해야 한다”며 “나경원 가족 운운한 친한계 핵심 당직자의 물타기용 언론플레이에 대해서도 한 대표가 책임지고 사과하라”고 말했다.
일부 친한계 인사가 언론 익명 인터뷰를 통해 ‘나경원·원희룡 캠프나 가족 이름을 (게시판에) 치면 (글이) 안 나오겠나’라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