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1일(한국시간 기준) 제22대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에 참패를 안겨준 민의를 받들어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 그리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용산 고위 참모진도 이날 일괄 사의를 표명, 대대적인 인적 개편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 취임 2주년을 앞두고 그동안 고수해온 국정 운영 기조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이관섭 비서실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단기적인 국정 쇄신은 인적 개편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국정을 쇄신한다는 것은 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일부 부처 장관까지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에서는 국가안보실을 제외한 대통령실의 모든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들도 전원 사의를 밝혔다. 이관섭 비서실장을 비롯해 성태윤 정책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다.

대통령실에는 민심의 정확한 파악을 위한 조직 개편도 수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의 사의 수용 여부에 대해 “곧 나오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다만, 국가안보실은 자진 퇴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전 세계적으로 국지전이 벌어지는 등 엄중한 외교·안보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참모진을 통해 시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선거 시작 전부터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동안의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 결과나 원인에 대해서도 저희가 되돌아보는 시간이 곧 있을 것이다. 다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야당과 긴밀한 협조와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네, 그렇게 해석하면 (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압도적 다수당이 된 만큼 각종 정책 추진을 위해 국회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이어질 장기적 과제다.

이에 따라 현 정부의 핵심 교육·연금·노동·의료 개혁을 위해 정치권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과반 의석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별도의 회담을 열지 않았으며,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협치 부족이라고 비판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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