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의견 제출…檢은 “임기중 재판중단은 동의, 기각은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변호인단이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면책특권을 이유로 들어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을 기각해달라고 담당 판사에게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기 트럼프 행정부 법무차관으로 발탁된 토드 블랜치 변호사 등 트럼프 변호인단은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미 헌법과 대통령직인수법(PTA), 정의의 이익에 따라 이 사건을 즉각 기각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미 대통령이 가지는 형사상 면책특권을 기각 사유로 들면서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똑같이 면책특권에 의해 형사상 소추에서 보호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으려고 13만달러(약 1억8천만원)를 건넨 혐의와 관련해 지난 5월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3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재판을 중단하고 임기 종료 이후로 선고를 연기하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이 파기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앨빈 브래그 검사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방검찰청 검사들은 전날 머천 판사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미 대통령직에 대한 요구와 의무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전례 없는 법적 쟁점을 야기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우리 헌법 체계에서 배심원이 수행하는 근본적인 역할을 깊이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머천 판사는 아직 양측 의견에 따른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머천 판사는 당초 이달 26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주 검찰 요청에 따라 재판 진행을 중단한 상태다.
트럼프 측 법률팀은 유죄평결 이후 사건을 뒤집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기각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비롯해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건과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 등 4개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재판이 진행돼 실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입막음 돈 사건이 유일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그를 기소했던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자진 사임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등 다른 3개 사건도 유야무야 끝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