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석 허가해 불구속 재판…7월 구속 후 다섯달 만에 주거제한 등 조건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보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구속 상태에서 풀려난 채로 1심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 6월 21일(이하 한국시간)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지 다섯 달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20일 이들의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청구를 받아들였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신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각각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보석을 허가하며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보석보증금 3천만원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공판 출석 의무, 출국 내지 3일 이상 여행의 경우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받을 것 등을 보석 지정조건으로 했다.

또 이 사건 및 관련 사건 관계자들과 방식 여하를 불문하고 만나거나 연락해서는 안 되고,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이 올 경우 그 사실과 경위, 내용에 관해 재판부에 즉시 고지할 것을 명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8시께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보석 결정을 해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보석 인용 직후 변호인을 통해 “남은 재판에 충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김씨에게 (보도 관련)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재판을 보면 진상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국면에서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한 허위 사실 보도로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 대가로 1억6천5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로 올해 7월 8일 구속기소 됐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전날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 “현실적인 방어권 행사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며 보석 허가를 호소했다.

신 전 위원장 측도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1심에서 구속 상태로 최장 6개월간 재판할 수 있다. 통상 재판 쟁점이 복잡하거나 증인 신문, 증거 검토 등으로 인해 길어질 경우를 비롯해 불구속 상태 재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보증금 등 조건을 붙여 석방한 뒤 재판을 이어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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