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해도 남다른 일론 머스크 화성 여행도 이루나?

1·2단바다 위 목표 지점에 무사 착수
우주서 1초간 엔진 껐다 켜는 데 성공
다음 발사 땐 1·2단 모두 젓가락 잡기?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6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에는 바나나 인형을 첫 탑재물로 싣고 우주를 누빈 뒤 지구로 복귀했다. 비록 5차 시험발사 때처럼 1단부가 발사대로 돌아오지는 못했지만, 주요 실험을 모두 성공한 뒤 바다 위 목표점에 수직으로 내려왔으니 기술력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했다.

스페이스X는 19일(현지시간) 오후 4시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발사장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쏘아 올렸다. 이번 발사에선 1단부 추진체 ‘수퍼 헤비’와 2단부 우주선 스타십이 모두 성공적으로 목표 지점에 착수했다. 발사 3분 후에 1단부가 2단부와 분리돼 발사장 인근 멕시코만 바다로 입수했고, 2단부는 65분간 지구 궤도 항로를 비행한 뒤 몸체를 세워 인도양에 안착했다.

재점화 성공, 내구성 향상… 화성 시대 가까워지나

이번 발사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2단부의 놀라운 기술력이다. 우선, 발사 후 38분쯤 스타십 엔진을 우주공간에서 1초 정도 껐다 켜는 모습을 보여주며 재점화 가능성을 증명했다. 불을 붙이려면 연료, 산화제, 점화원 등 필수 요소들의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대기와 중력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특히 스타십은 액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의 움직임을 예측·제어해 점화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점화 성공은 화성 시대에 한 발자국 다가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두 대 제작해 한 대는 사람이나 물자를 옮기는 수송용, 다른 한 대는 연료 보충용으로 사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때 우주에서 엔진을 켤 수 있어야만 연료 보충용이 쓸모가 있다. 또 먼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올 때는 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점화 기술이 무르익으면 우주에서 더 다양한 임무 설계가 가능해질 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19일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2단부가 인도양 위 목표 지점에 수직으로 내려오고 있다. 5차 시험발사 때는 2단부가 착수 과정에서 폭발했다. 스페이스X X(옛 트위터)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19일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2단부가 인도양 위 목표 지점에 수직으로 내려오고 있다. 5차 시험발사 때는 2단부가 착수 과정에서 폭발했다. 스페이스X X(옛 트위터) 캡처

스타십의 내구성도 한층 향상됐다. 우주로 진출한 스타십은 지구로 돌아올 때 고온의 상태를 견뎌야 해 검은색 타일 형태의 방열판(열 차폐체)을 붙여 기체를 보호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옆의 방열판을 일부러 떼낸 대신 새로운 방열 부품을 도입했고, 받음각은 이전보다 높게 유지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내구성을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방열판을 뗀 부위에 향후 우주선 포획 장비를 설치할 계획도 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앞선 시험발사에서 녹아내린 전력이 있는 플랩(자세 조정용 작은 날개)이 큰 손상을 입지 않았고, 폭발 없이 인도양의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강신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극단적 상황에서) 2단부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스페이스X가 추구하는 우주선 전체 재활용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의미”라며 “5차 발사 때보다 플랩 손상이 적은 건 기술적 진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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