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전시 비밀임무 수행 특수부대 지휘…나이, 출신지 모두 미상”

“베일 뒤에서 신임 쌓아…현재 북한군서 가장 중요한 인사 10명에 꼽혀”

북한의 러시아 파병군을 이끄는 장성 중 한 명인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두고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측근이라는 사실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적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서 군대를 이끌기 위해 ‘수수께끼의 남자'(미스터리 맨)를 보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부총참모장이 그간 대중에 거의 공개된 적이 없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김 부총참모장은 지난 달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동행한 고위급 장교 세 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번에 러시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군대를 지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만큼 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에서 보통 엘리트 장교들이 자주 언론에 등장하며 ‘스타’ 대접을 받는 것과 달리, 김 부총참모장은 지금까지 언론에 등장하거나 언급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WSJ은 짚었다.

WSJ에 따르면 김 부총참모장은 한국 정부가 확보한 북한 관리 680여명에 대한 데이터에도 이름과 직위 정도만 기록되어 있을 만큼 정보가 부족한 인물이다.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 전후 언론 노출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그의 나이나 출신지 등 신원 관련 사항은 공개된 바가 없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김 부총참모장이 이처럼 베일에 싸여 있었던 것은 그가 그간 전쟁 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북한 특수부대를 지휘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임을 쌓은 끝에 러시아 파병 북한군을 이끄는 요직까지 맡게 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한 내에서 김 부총참모장의 입지는 한층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전했다.

실제 김 부총참모장은 올해 초 북한군 내 서열 3위로 꼽히는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자리에 오른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이 올해 6월 체결된 이후로는 김 국무위원장 가까이에서 그를 수행하는 모습이 더욱 자주 관측되기도 했다.

WSJ은 복수의 북한 전문가를 인용, 김 부총참모장이 현재 북한군 내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며 이번 러시아 파병 임무에 성공한다면 더욱 높은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 연구위원은 북한 언론이 올해 들어 김 부총참모장을 부각한 것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할 군사를 이끌 장성이 신임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러시아에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그를 숨겨야 할 이유가 더 많았다”면서 “커튼 뒤에서 그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분명히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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