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위험률 12% 높여
대장암과도 관련성 있어
구강 내 미생물이 전신질환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꾸준히 밝혀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연구팀은 2002~2003년 구강검진과 건강검진을 모두 받은 성인 가운데 암 진단 이력이 없었던 20만170명을 2015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구강 건강과 암 발생에서 연관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추적 기간 중 암 진단을 받은 1만5,506명을 대상으로 치아결손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암을 진단받은 그룹의 치아결손 비율(26.27%)은 그렇지 않은 집단(22.5%)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치아결손이 있는 성인의 경우 치아결손이 없는 이보다 암 발생 위험이 12% 안팎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종류별로 보면 식도암 위험도 증가폭이 40%로 가장 컸고, 이어 두경부암(32%)과 담도암(28%), 폐암·췌장암(27%)이 뒤를 이었다. 강 교수는 “세균 감염으로 인한 구강 내 염증이 전신 염증을 촉진하고, 그에 따라 암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에서 관람객들이 구강 관리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월 조선대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구강 내 세균인 ‘푸소박테륨 누클레아튬’이 대장암 발병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해당 미생물의 아종(애니말리스)을 C1과 C2로 구분했다. C1과 C2는 구강 내에서 비슷한 비율로 존재했으나, 대장종양에선 C2만 발견됐다. 연구진은 C2가 산성에 대한 높은 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강에서 위를 거쳐 장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C2가 종양의 일종인 선종 형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센터 다코타 존슨 박사는 “구강은 대부분의 병원균이 체내로 들어오는 관문이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