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주택구입 능력지수
치솟는 집값·모기지 금리에 LA·OC 11·12%만 구입 가능
연소득 최소 22만달러 필요
지속적으로 치솟는 주택 가격 속에 매물 부족과 높은 금리 등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주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는 세대가 전체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가주부동산협회(CAR)가 발표한 2024년 3분기 기준 ‘주택구입 능력지수’(HAI) 자료에 따르면 가주에서 중간가 88만250달러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을 갖춘 세대는 전체의 1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15%, 전 분기의 14%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주 주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표 참조>
전국에서 주택가격이 최고 수준인 가주에서 주택구입 능력지수는 지난 8년 연속 40%대를 밑돌고 있다. 가주 주택구입 능력지수는 2012년 1분기에 56%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10~20%대의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 전국 주택구입 능력지수 35%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다만 주택가격 상승세가 3분기에 다소 주춤하면서 가주 53개 카운티 중 47개 카운티의 주택구입 능력지수가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 3개 카운티는 변동이 없었으며 3개 카운티는 악화됐다. 이는 모기지 평균 이자율이 올 3분기에 6.63%를 기록, 전 분기의 7.10%, 전년 동기의 7.14%에 비해 각각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가주와 남가주 주택구입 능력지수가 소폭 개선된 주요 요인은 기준이 되는 주택 중간가가 소폭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가주 중간 주택가와 가주 중간 콘도가는 전년 대비 각각 2.9%와 1.5% 상승했다. 9월 LA와 오렌지카운티는 전년 대비 각각 5.0%와 6.7% 올랐다. 여전히 높은 모기지 금리도 주택 매입 및 유지비용의 주요 요인이다.
CAR에 따르면 가주에서 중간가 88만250달러의 단독주택을 구입하려면 30년 고정 모기지를 6.63% 이자에 받는다는 가정 아래 매달 지불해야 하는 모기지와 이자, 재산세 등 주택 관련 경비가 5,520달러에 달하는데 이같은 페이먼트를 감당하려면 연소득이 최소 22만800달러는 돼야 한다. 하지만 가주 전체 가구의 16%만 이같은 소득을 확보하고 있다.
또 가주에서 콘도나 타운하우스를 구입할 수 있는 세대도 전체의 4분의 1인 25%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의 23%, 전 분기의 22%에 비해서는 개선됐다. 가주에서 67만달러의 중간가 콘도나 타운하우스를 구입하려면 연소득이 16만8,000달러는 돼야 매월 4,200달러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다.
남가주 6개 카운티 중에서는 LA, 오렌지, 샌디에고, 벤추라 카운티의 주택구입 능력지수가 각각 11%, 12%, 12%, 13%로 가주 평균 16%보다 낮았다. LA 카운티의 경우 중간가 94만7,480달러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 소득이 23만7,600달러가 돼야 월 5,940달러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다.
남가주 카운티 중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중간가 139만8,500달러 주택을 구입하려면 월 페이먼트가 무려 8,770달러에 달하고 연 소득은 35만800달러가 돼야 한다. LA와 오렌지카운티의 높은 집값을 구입할 수 있는 주민은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샌버나디노 카운티와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주택구입 능력지수가 각각 27%와 21%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로는 중간가 41만8,700달러 주택을 구입하고 월 페이먼트 2,630달러를 내려면 연 소득 10만5,200달러가 필요하고 전체 가구의 35%가 주택 구입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전체 주택구입 능력지수는 전년 동기 34%, 전 분기 33%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미국에서 주택구입에 필요한 연 소득도 10만달러 대를 넘어섰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