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상원 트럼프 내각 확정·하원 예산법안 마련에 충분한 시간 확보”
의회가 연방정부 업무가 일시 중단되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내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까지 임시예산안(CR)을 연장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의원들이 내년 3월까지 연방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임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하원은 미 정부의 새 회계연도 시작일인 지난 10월 1일까지 차기 회계연도 예산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자 9월 25일 본회의를 열어 대선 이후인 12월 20일까지 정부 예산 지출을 기존 수준에 준해 유지한다는 내용의 3개월짜리 CR을 통과시켰고, 상원도 이를 곧바로 승인한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연방 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방책이었는데, 이를 3개월 더 연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치러진 대선 결과 공화당이 대통령뿐 아니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R이 3개월 더 연장되면 상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후보를 확정하고, 하원은 차기 회계연도 예산 법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셧다운 기한까지 의회 보좌관들은 CR 3개월 연장 방안이 연장 정부를 계속 운영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여긴다고 WP는 전했다.
민주당의 경우 얼마 남지 않은 바이든 행정부 기간 연방 정부 셧다운 사태를 꺼리고 있어 대체로 이 방안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CR 연장 대신 예산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하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사 들로로(코네티컷) 의원은 성명에서 “선거 결과에도 가능한 한 빨리 연간 예산안을 통과시키고자 하는 나의 바람이 바뀌지 않는다”며 “나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공화당이 테이블에 나온다면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하더라도 민주당은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초기 예산 법안 통과에 영향력을 지닐 수 있다. 하원에서 8석 차이로 다수를 차지한 공화당 의석은 개표가 마무리되면 더 줄어들 수 있고, 이미 다수당이 확정된 상원에서도 필리버스터를 피하기에 충분한 의석(3분의 2)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 뻔한 상황이다.
민주당 상원 1인자인 척 슈머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다수당이든 소수당이든 상원에서 일을 처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원칙을 유지하면서 초당적 입법을 통해서이며, 향후 2년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원들은 허리케인 밀턴과 헐린 이후 소진된 중소기업청(SBA) 재난 대출 자금을 채워 넣어야 하고,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 허리케인 피해 지역 추가 지원, 붕괴된 볼티모어 항구의 대형 교량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재건 자금 등 또 다른 긴급한 자금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WP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