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직후 SNS 메시지에 “다른 행보 시사” 해석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전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이번 제47대 대선일 다음 날인 지난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자 그가 트럼프 1기 때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멜라니아 여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인 대다수가 우리에게 이 중요한 책임을 맡겼다”면서 “우리는 우리 공화국의 심장인 자유를 수호할 것이다. 나는 우리 국민들이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번영, 그리고 안보를 위해 다시 한번 이념을 초월해 서로를 향한 헌신에 합류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짧았지만, 그가 두 번째 임기 때는 영부인 역할에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고 BBC방송이 9일 해석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선거운동 기간에는 물론 백악관 입성 이후에도 다른 영부인들과는 달리 말을 아끼고 대중 앞에 나서는 일도 드물었다. 이 때문에 ‘은둔의 영부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백악관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아들 교육을 위해 뉴욕에 머물렀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도 멜라니아 여사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멜라니아 여사는 별도 무대 연설을 하지 않아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함께 무대에 올라 발언하는 전통을 깼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발언을 해야 할 때는 신중하게 선택된 단어로, 자신의 관점에 대한 힌트를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유세 현장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뉴욕을 “위대한 대도시”로 묘사하며 “이 도시는 세대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지도자를 배출했으며 그들의 업적은 세계의 흐름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남편에 대한 첫 번째 암살 시도가 있었을 때는 범인을 ‘괴물’이라고 부르며 단결을 촉구했고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야당과 주류 언론의 지도자들이 유독성의 분위기를 부채질했다”라고 비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 “영부인이라는 자리를 선(good)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이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1999년에 했던 인터뷰에서 당시 남자친구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재클린 케네디 여사와 베티 포드 여사를 롤모델로 삼을 것이라며 그들이 “매우 전통적”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케네디 여사는 패션 아이콘으로 통했고 포드 여사는 낙태권과 여성의 권리를 옹호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아직 멜라니아 여사가 어떤 방식으로 두 번째 영부인 역할을 수행할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에 입성할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그의 과거·최근 발언 등에서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멜라니아 여사와 미셸 오바마 여사 관련 책을 쓴 타미 비질 보스턴대 부교수는 멜라니아 여사가 “현대의 대통령 부인 중에서는 드문 사례였다”며 “해야 하는 방식 대신 하고 싶은 방식대로 일을 한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기대를 충족시킨다”라고 평가했다.

비질 교수는 영부인의 역할이 수년간 변화했으며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이 얼마나 대중 앞에서 활동할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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