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몰리나…’불체자 대거 추방’ 트럼프 공약에 캐나다 긴장

록섬 로드 거쳐 캐나다 입국하려는 청년

미국→캐나다 비정규 국경 통로에 최근 수개월간 난민 증가
캐나다, 영주권자 수용규모 줄이기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불법체류자 추방’ 공약을 당선 후에 재차 강조함에 따라 이웃나라 캐나다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의 국경을 통해 자국으로 이민 유입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NBC 뉴스에 불법체류자들 중 일부를 추방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내 불법체류자 수는 약 1천100만명으로 추산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에 아이티 난민들에 대한 임시 보호 지위를 없애자 미국에서 캐나다로 도피한 아이티인만 해도 수만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비포장 시골길로 이뤄진 ‘록섬 로드’ 국경통로를 통해 캐나다로 갔다.

이곳은 총 길이 8천891km인 미국-캐나다 국경에 설치된 비정규 국경통로 중에서 한때 가장 붐비던 곳으로, 총 10만명 이상이 록섬 로드를 거쳐 캐나다에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뉴욕주 북부에서 캐나다로 입국했고 이들 대부분은 근로허가증이 없이 들어온 난민 신청자들이었다.

록섬 로드 국경통로는 작년에 폐쇄됐다.

양국이 국경지대에서 제3국 출신 망명희망자에 대한 처리 방침을 정한 ‘안전 제3국 협정'(STCA)을 개정해 정규 검문소뿐만 아니라 비정규 국경통로를 포함한 육상 국경 전체에 적용키로 하면서부터다.

이에 앞서 2004년 STCA가 체결되기 전까지 캐나다는 모든 입국 지점에서 난민심사를 해서 입국허용 여부를 결정해야만 했으나, STCA 체결 후로는 양국 중 난민이 먼저 도착한 나라에서 난민심사 신청을 받도록 해 부담을 덜었다.

오드리 매클린 토론토대 법학과 교수는 “캐나다는 지리적으로 외진 곳에 있고 매우 제한적인 비자 발급 체계를 갗추고 있다. 우리가 육지 국경을 맞댄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그래서 (STCA는) 캐나다가 받아들여야 할 난민 신청인의 수를 줄이려는 장기간의 노력의 일부였다”며 “모든 나라들처럼 캐나다도 난민들을 적게 받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왕립캐나다기마경찰대(RCMP)는 최근 수개월간 국경 통과지점에 도착하는 인원이 늘어났다며 앞으로 매일 수백명 수준으로 증가하는 시나리오에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입국 통과지점에서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하는 이들은 RMCP가 마음대로 미국으로 되돌려보낼 수 없고, 신청 내용을 시스템에 입력한 후 심사를 해야 한다.

심사가 많이 밀려 있어, 현재 처리가 진행중인 신청은 약 25만건으로 추정되며 평균 처리 기간은 44개월이다.

퀘벡 분리주의 정당의 지도자인 이브-프랑수아 블랑셰는 캐나다 연방정부가 “상황이 명백하고 매우 심각한데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밀입국 경로를 예상해 차단하는 데에 자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는 퀘벡주는 유입되는 난민들을 더 받을 여력이 없다며, 국경 관리는 연방정부의 권한이긴 하지만 주정부도 경찰관들을 투입해 월경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는 “국경 경비가 중요하며, 우리 국경을 통제하고 캐나다에 누가 들어오고 누가 못 들어오도록 하는지를 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최근 발언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내년도 신규 영주권자를 39만5천명으로 대폭 줄이고, 2026년 38만명, 2027년 36만5천명 등으로 추가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관대한 이민자 정책을 유지해온 현 트뤼도 행정부는 향후 2년간 매년 50만명의 신규 영주권자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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