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의 순간’…KBO 우승·MLB 52경기 출루·사이클링히트

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가 7일 오후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버서더 인천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은퇴 기념 사인한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24년 프로생활 은퇴 기자 회견

기념비적인 장면 5개 직접 꼽아

추신수(42)가 그라운드와 작별하며 떠올린 최고의 순간은 SSG 랜더스 동료들과 함께 ‘2022년에 일군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52경기 연속 출루(2018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20홈런-20도루 달성(2009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 선정(2020년) 등 잊지 못할 순간이 많았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24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SSG 구단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성실한 준비로 추신수의 은퇴 기자회견을 빛냈다.

특히 추신수가 직접 꼽은 ‘기념비적인 장면 5개’가 눈길을 끌었다.

추신수의 기억에 가장 진하게 남은 장면은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다.

SSG는 4월 2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정규시즌(144경기) 내내 1위를 지키며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11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해 통합우승도 일궜다.

MLB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내면서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추신수는 KS 우승이 확정된 후, 눈시울을 붉혔다.

추신수는 “야구를 하면서 늘 우승을 바랐다. 한국으로 오면서 ‘나는 SSG에서 우승하러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내가 30년 가까이 야구장에서 흘린 땀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2018년 5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7월 2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까지, 5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당시 아시아 최장 기록(종전 스즈키 이치로 43경기)이자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장 기록(종전 훌리오 프랑코 46경기)이었다.

추신수는 “당시 출루 기록을 이어가던 중에 다리를 다쳐 치료 받으면서 뛰었다”며 “연속 출루 10경기 전후로 꾸준히 나와 쌀국수를 같이 먹던 프런트 직원과 선수가 있었다. 둘은 내가 기록을 이어가길 바라면서 오랫동안 연속해서 나와 쌀국수를 같이 먹었다. 쌀국수가 보기 싫을 정도였는데 나를 위해서 견뎌줬다”고 비화도 전했다.

2015년 7월 22일 쿠어스필드에서 벌인 콜로라도 로키스와 방문 경기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기억도 강렬하게 남았다.

추신수는 “그해 시즌 초에 무척 부진했다.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한 다음에 성적이 올랐다”며 “아시아 최초 기록을 세운 것도 의미가 컸다”고 떠올렸다.

추신수는 200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MLB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운 것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추억했다.

추신수는 “MLB 무대가 닿지 않을 것 같은 좌절감에 빠진 적도 있었는데,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게 나조차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행’도 추신수의 야구 인생을 장식하는 주요 단어다.

추신수는 2020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텍사스 구단 후보로 선정된 것에도 의미를 뒀다.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은 매년 탁월한 인품, 지역 사회 참여, 자선 활동을 한 MLB 선수 1명을 뽑아 시상하는 상이다.

추신수는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1천달러씩 총 19만1천달러 기부했다.

이에 추신수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텍사스 구단 후보로 선정됐다.

그해 수상자는 애덤 웨인라이트였다.

추신수는 “야구장에서 상을 노리고 뛴 적은 없다. 하지만,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은 꼭 받고 싶었다”며 “수상하지 못했지만, 사회에 공헌한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뜻을 기리는 시상식에 후보로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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