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1월 중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에 김건희 여사와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김 여사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내에서도 올해까지는 대외 활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전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혹평에 가까운 평가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대통령실은 “변화를 통해 국민의 신뢰와 신임을 얻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순 윤 대통령 순방에 김 여사를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순방에는 여러 국가 수장들의 배우자가 친교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국민들 정서를 고려해 김 여사가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 담화 및 회견의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일정도 공식적으로 관리된다. 제2부속실이 전날 정식으로 출범됐고, 제2부속실장으로는 장순칠 전 시민사회비서관이 임명됐다. 다만 기존에 김 여사를 수행했던 부속실 직원이 대부분 그대로 남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에 더해 제2부속실을 과거 청와대 영부인이 쓰던 무궁화실의 3분의 1이 안 되는, 소규모 공간으로 꾸리겠다고 했다. 김 여사의 집무실도 별도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외국 정상의 배우자 등이 방문할 때를 대비해 접견실 정도가 준비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는 거의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화 녹취 등 논란의 중심이 된 윤 대통령 부부의 휴대폰도 바꿨다. 윤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미리미리 전직 대통령 때의 프로토콜(절차)대로 (전화번호를) 바꿨으면 되는데 저 자신부터 못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소통 창구를 ‘공식 통로’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만 “대통령과 대통령실 입장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기본적 인식을 갖고 진행한 것”이라며 “이에 기반한 변화와 쇄신을 시작했고, 앞으로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지율에 대한 고심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 신임을 다시 얻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용산 참모와 내각 등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인적 쇄신을 가급적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각 쇄신을 위한 장관급 교체를 위한 인력 풀 점검뿐 아니라, 대통령실 내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 가능성을 위한 조치도 시작했다고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장수 장관을 중심으로 교체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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