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전문점 등 한식당 2018년 이후 450개 창업
LA·뉴욕 등 대도시 집중
라면·김치·콘도그 인기
K팝을 비롯한 K컬쳐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미국 외식 산업에서 한국 음식의 영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소비자 행동기관인 ‘서카나’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 레스토랑은 지난해에만 숫자가 10%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이후 미국에서만 450개의 한국 식당이 문을 열었고, 이 가운데 36%가 뉴욕, LA,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주요 시장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서카나는 한인 식당은 풀 서비스 레스토랑(FSR)과 패스트 푸드점과 같은 퀵 서비스 레스토랑(QSR)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카나의 글로벌 푸드서비스 팀장인 팀 파이어스는 “한류는 1990년대부터 K팝에서 K드라마에 이르기 까지 한국의 대중문화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원동력”이라며 “지금은 틱톡과 같은 플랫폼 덕분에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류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미국에서 한국 음식을 선보이는 것은 증가하는 수요를 공략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서카나에 따르면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 ▲한국식 콘도그 ▲한국 라면 ▲김치 ▲한국식 소스 ▲달고나 커피 ▲버블티 등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의 경우 미국에는 봉촌치킨, BBQ, 교촌, 페리칸, 윙스톱, BHC, CM 등 총 7개의 치킨 체인점이 있으며, 이들 업체는 총 40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 숫자는 지난해 대비 22% 증가했고, 2019년 이후로는 매장 수가 두 배로 늘었다.
한국식 콘도그도 젠Z(Gen Z)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투핸즈, 오 케이독, 모치넛, 콩도그, 쏭핫도그 등 한국식 콘도그 전문체인은 현재 미국 내에서 242개에 달하며, 지난해 대비 무려 52%나 늘어났다. 이들 체인점들은 불과 6년 전에는 미국 내 존재하지 않았다고 서카나는 전했다. 한국식 콘도그는 옥수수 반죽만을 사용하는 미국식 핫도그와는 달리 밀가루 반죽과 빵가루를 써 쫄깃한 식감을 낸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한국 라면의 경우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인기를 얻은 후 지난해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시장은 미국으로, 농심 브랜드 등 한국 라면 수출액 증가율이 올해 50%를 훌쩍 넘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도 올해 들어 지난해 대비 80%나 판매가 증가했으며, 판매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서는 등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채소가 됐다.
한류가 K-푸드에 미친 영향력은 하버드대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올해 초 CJ제일제당 사례를 중심으로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분석해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공개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한국 식품 기업을 연구 사례로 다룬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K컬쳐라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먼저 퍼져나가고 이후 산업 규모가 커진 것을 이례적인 사례로 꼽으며 이는 정부 주도하에 특정 산업이 발달한 한국의 이전 사례와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한국의 K컬쳐는 전 세계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 현상”이라며 “K푸드는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함께 조명받게 됐고, 한식 시장 규모까지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주 한국일보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