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5∼6일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약 1천385만명의 선택이 담긴 투표용지는 어떻게 보관되고 있을까.
연합뉴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공동기획으로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서울 중구선관위를 방문, 사전투표 보관 및 우편투표 투입 과정을 취재했다.
중구선관위에는 이날 오후 7시께부터 관할 구역인 서울 중·성동을 선거구 내 19개 사전투표소의 사전투표 1일 차 관내 사전투표함이 차례로 도착했다.
중구선관위 관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는 사무실 내 분리 공간인 ‘조사실’에 마련돼 있었다.
보관장소 내부에는 19개 사전투표소 이름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고, 그 종이 밑에 각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투입구가 봉인된 채 이송된 투표함이 하나씩 놓였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추천한 중구선관위원 2명과 각 사전투표소 참관인들이 이 과정을 지켜봤다.
보관장소 안에는 앞뒤로 CC(폐쇄회로)TV가 설치됐다. 해당 CCTV는 24시간 내부를 촬영하며, 서울시선관위 청사에 설치된 대형 CCTV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조명 스위치는 24시간 CCTV 촬영을 위해 임의로 끌 수 없도록 덮개가 씌워진 상태였다.
사진 촬영을 위해 기자가 투표함 보관장소 내부에 들어가려 하자 선관위 담당자는 “통제구역으로 제한된 인원만 출입할 수 있다”며 제지했다. 결국 출입문 바깥에서 내부를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19개 관내 사전투표함이 모두 도착하자 중구선관위는 보관장소를 봉쇄했다. 이어 정당 추천위원 2명이 서명한 특수봉인지를 출입문에 붙였다.
관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는 사전투표 2일 차 투표함까지 들어온 6일부터 선거일인 10일 투표가 끝날 때까지 완전히 봉쇄된다.
이들 사전투표함 보관장소는 투표 마감 시간인 선거일 당일 오후 6시 이후 정당 추천 선관위원, 개표 참관인 입회 아래 개방하고, 투표함은 봉인 상태를 확인한 뒤 개표장으로 옮겨진다.
선관위 관계자는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관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는 선거일까지 철저하게 봉쇄된다”며 “24시간 촬영·공개되는 CCTV에서도 출입자를 볼 수 없어 오해 소지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구선관위에는 재외투표 239개, 거소투표 45개 등 284개의 우편투표가 접수됐다. 우편투표는 우편을 통해 관할 선관위에 이송되는 투표지다. 대표적으로 관외 사전투표와 거소투표, 재외투표, 선상투표 등이 있다.
중구선관위는 기존 ‘다목적실’에 우편투표함 보관장소를 마련했다. 마찬가지로 24시간 CCTV 등 보안장치가 설치됐고, 관외 사전투표함을 비롯해 총 10개의 우편투표 투표함이 미리 설치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추천한 중구선관위원 2명이 이날 접수된 우편투표 수를 확인하고, 투표함 봉인을 해제한 뒤 우편투표를 차례로 투입했다. 투입을 마친 뒤에는 투표함에 이어 출입문까지 정당 추천위원이 서명한 특수봉인지로 다시 봉인하고, 출입 일시와 출입자 이름을 통제구역 출입대장에 기록했다.
관외 사전투표 이송 시점은 우체국 배송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사전투표일 다음 날 도착한다는 것이 선관위의 설명이다.
우편투표함 보관장소는 우편투표가 접수될 때마다 봉쇄와 해제 작업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우편투표는 선거일 당일까지도 접수되며, 투표 마감 시간인 당일 오후 6시까지 도착해야 유효표로 인정된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신뢰성 확보를 위해 우체국으로부터 우편투표를 받아 투표함에 넣는 모든 과정을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 추천위원 입회하에 진행하고 있다.
최근 새벽 시간대 관외 사전투표 투입 영상이 공개돼 ‘사전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됐던 서울 은평구선관위 사례 역시 선관위 측은 정해진 규정과 절차대로 진행됐고,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은평구선관위가 6일 오후 5시께 도착한 우편투표 1만9천여개에 대해 접수를 완료한 시점이 7일 오전 1시50분께였고, 이후 오전 2시34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우편투표 투입작업이 진행됐다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당시 CCTV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도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추천 선관위원 2명과 은평구선관위 소속 직원들이라고 선관위는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 이송·보관 등 모든 과정은 정당 추천 선관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며 “그 과정 역시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는 만큼 사전투표 조작 등 부정선거 소지가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9일 선관위에 따르면 4·10 총선 사전투표 유권자 1천384만9천43명 중 관내 사전투표자는 1천63만7천444명(76.8%), 관외 사전투표자는 321만1천599명(23.2%)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