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살라미 폭로’에 여의도 요동…국감서 진흙탕 싸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8일(한국시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쇄신 드라이브로 일단 차단막…야당, 김여사 특검 파상공세

오락가락 폭로성 발언에 정쟁 격화… “한국 정치 현주소”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살라미식’ 폭로를 이어가면서 여의도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김 여사 리스크’ 차단을 위해 쇄신 드라이브를 걸었고, 더불어민주당은 명 씨 의혹을 추가한 김 여사 특검법을 세 번째로 발의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맞물려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명 씨 의혹과 발언의 진위를 두고 여야가 진흙탕 싸움에 빠진 형국이다.

◇ 여당, 쇄신카드로 의혹 차단 시도…야당, 세 번째 특검법 공세 고삐

국민의힘은 ‘명태균 의혹’ 규명을 내걸고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명 씨가 각종 선거 여론조사를 통해 여권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의혹 ‘정치 브로커의 구태 정치’로 규정짓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부정 여론조사 기관을 영구 퇴출하는 내용의 일명 ‘명태균 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권 유력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명 씨 의혹에 엄정 대응함으로써 ‘명태균 의혹’이 여권을 잠식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동훈 대표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등 ‘3대 해법’을 들고 21일(이하 한국시간) 윤 대통령을 만나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여 공세의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김 여사 특검법을 세 번째로 발의하면서 수사 대상에 명 씨 의혹을 추가한 것이다.

특검법안에 ‘김건희가 명태균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이라고 명시하는 등 여권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명씨 의혹을 고리로 윤 대통령 탄핵과 하야도 공개리에 언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김 여사와 연관된 명 씨 의혹을 국정 농단 이슈로 키우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 ‘명태균 진흙탕’ 국감…21일 ‘공천개입 의혹’ 제기한 강혜경 출석

정부 정책과 각종 현안 점검의 장이 되어야 할 국정감사도 ‘명태균 진흙탕’에 빠졌다.

김 여사가 명 씨를 통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2022년 보궐선거 공천과 4·10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되풀이되며 여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명태균 의혹은 대통령실과 무관하다’는 여당과 ‘제2의 국정농단’이라는 야당의 충돌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불출석에 따라 야당 주도로 동행 명령장을 발부했다.

3주 차에 돌입하는 국정감사에서는 명 씨 의혹을 둘러싼 정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강혜경(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씨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25일 예정된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명 씨 등을 다시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명 씨와 관련한 추가 의혹도 계속 나오고 있다.

명 씨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따로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20대 대선 직전 명씨 지시로 이뤄진 여론조사 비용을 2022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아울러 지난해 3월 경남 창원이 국가 첨단 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명씨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 ‘오락가락 살라미식 폭로’에 흔들…”취약한 정치문화 사례” 지적도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는 물론 여권 인사들과의 친분을 주장하며 폭로성이슈를 잘게 쪼개듯 던지는 가운데 명씨의 오락가락하는 듯한 발언도 정치권의 혼란을 더하고 있다.

명 씨가 공개한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중 등장하는 ‘오빠’의 정체를 놓고 빚어진 논란이 대표적이다.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한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가 지칭한 ‘오빠’가 윤 대통령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은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에 불을 지피며 파상 공세에 나섰다.

이후 대통령실은 이 ‘오빠’가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밝혔으나, 명 씨가 이후 김 여사 친오빠에 대해 “정치적인 것을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다시 의혹이 증폭됐다.

그러자 명 씨는 카카오톡 대화 공개 사흘 뒤에야 ‘오빠’는 김 여사 친오빠가 맞는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는 골탕을 먹이려고 일부러 ‘오빠’가 ‘친오빠’가 아닌 대통령을 가리키는 거라고 농담했다고도 했다.

또한 명씨는 김 여사와 나눈 카톡을 공개한 뒤 “내가 알기로는 그런 것 한 2천장은 된다. 여사, 대통령 다 있다”고 추가 폭로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후 명씨는 ‘캡처 2천장이 저장된 휴대전화를 땅 밑에 묻어놨다’는 취지로 일부 기자들에게 농담을 했다고 한 방송사는 전했다.

명 씨 발언 한 마디 한 마디에 대통령실을 비롯한 중앙 정치권이 흔들리는 모습이 한국 정치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거 제도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정치 문화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명태균 사태를 정치 문화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국민적 정치 불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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