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군 참전 근거로 제시…러 함정 동선 등도 다양하게 공개
정보 노하우 노출 감수…’북 참전은 사실’ 쐐기박아 엄중상황 인식시키려는 의도인듯
국가정보원이 18일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확인했다면서 제시한 근거 가운데 하나는 우크라이나에서 찍힌 한 북한 군인의 사진이다.
국정원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선에서 활동 중인 북한군 추정 인물의 사진을 확보했다.
사진에는 도네츠크 지역 인근에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즉 ‘KN-23’ 발사장에서 러시아 군인과 나란히 앉아 있는 러시아군 복장의 동양인 모습이 담겼다.
국정원이 이 인물의 사진에 인공지능(AI) 안면인식기술을 적용한 결과, 이 사람은 작년 8월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술미사일 생산공장 방문을 수행한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로 파악됐다.
AI 안면인식기술로 전장의 인물과 국정원의 북한 인물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대조 분석해보니 두 인물의 유사도는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실상 동일 인물임을 의미하는 결과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들은 북한제 미사일 발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술적 문제점을 확인하는 한편 추가 기술 확보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 사진 외에도 러시아 군함의 동선과 러시아 극동 소재 군사시설에 모인 병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이미지와 우크라이나 당국이 확보한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북한군 참전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지난 12일 청진항 부근에서 러시아 군함의 모습을 촬영한 이미지는 출처 표기가 없는 것에 비춰 우리 자산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당국이 입수한 원천 정보를 이처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고유의 정보 입수·분석 노하우가 외부에 노출돼 정보활동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이러한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다양한 정보를 작심한 듯 직접적으로 공개한 의도는 북한의 대규모 파병이 사실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제시,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확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러 양국에 발뺌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