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주요 공약인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추가로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대선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미국인의 생계 비용 낮추기’를 주제로 행한 연설을 통해 새로운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간 12만 달러이하 소득자(부부 합산 땐 24만달러 이하)는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쌓인 이자를 최대 2만달러까지 탕감받는다.

아울러 그 외 다양한 조치를 통해 400만명 이상의 채무를 전액 탕감하고, 1천만명에 대해서는 최소 5천달러의 채무가 감축된다.

그와 더불어 대출금을 20년 이상(대학원은 25년 이상) 갚아온 채무자의 채무를 탕감하는 방안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계획에 포함됐다.

대학이 갑자기 문을 닫거나 연방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을 잃은 경우, 의료비와 보육 등 다른 비용이 많아 학자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 등에도 학자금 대출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이미 발표된 정책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받을 수 있지만 이를 신청하지 않은 채무자의 채무는 자동으로 탕감된다.

이번 탕감안의 수혜자 규모는 최소 2천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에 발표한 탕감 계획 수혜자까지 합하면 총 3천만명이 넘는 채무자의 채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오늘날 너무 많은 미국인, 특히 젊은 사람들이 대학 학위를 받는 대가로 지속 불가능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노동자와 중산층이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는 일은 너무 부담스러워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이 결혼과 출산, 주택 구입, 창업 등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함으로써 결국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 탕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의 경제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대출 탕감은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대출금이 많은 20·30대 등 젊은 유권자, 그리고 유색인종의 표심을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청년층과 유색인종의 전폭적 지지를 발판 삼아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했지만 11월 트럼프와의 재대결을 앞두고 이들의 바이든 지지 동력이 4년 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바 있다.

백악관은 흑인과 라틴계가 백인보다 대출을 더 많이 받고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정책이 흑인과 라틴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에 새 계획을 이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학자금 대출 탕감 시도 실패에 크게 실망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8월 연간 소득 12만5천달러(부부 합산 25만달러)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2만달러(약 2천700만원)의 학자금 채무를 면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작년 6월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이 그럴 법적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고 정책이 중단되기까지 약 400만명이 혜택을 받았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서 학자금 부채를 없앨 방안을 모색해왔다.

NYT는 새 계획의 일부만 대선 전에 시행될 전망인 데다 학자금 대출 탕감을 반대해온 공화당이 또 소송을 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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