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일 남겨놓고 막판 부동층 잡기 사활…상대 텃밭 파고들기
트럼프, 히스패닉 여성 100명 대상 타운홀…해리스 보수 폭스뉴스와 인터뷰
미국 대선을 20일 남겨놓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상대의 ‘텃밭’ 지지층 공략에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간판 보수 매체인 폭스 뉴스와의 전격 인터뷰를 통해 국경 문제 등 보수층이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 직접 소통을 시도했다.
대선 출마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면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이 아니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선을 그으면서 “나는 새 세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격적인 사회자의 질문에 전투적으로 날을 세우며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이민 정책을 비판하고, 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폭스뉴스와 인터뷰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초접전 상황에서 중도 보수층 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해리스 부통령의 시도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서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네바다 등 7개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박빙 열세거나 호각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의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포인트 앞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와 조지아에서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우세하고,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초박빙이다.
실질적으로 이들 지역 모두가 오차 범위 내 초접전 상황인 데다 일부 ‘샤이 트럼프’ 표를 감안할 경우 추세상으로 민주당이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접전지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자 자신의 뿌리기도 한 흑인 지지층 이탈 징후가 뚜렷하게 감지되며 해리스 캠프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서는 흔들리는 ‘집토끼’를 다잡는 동시에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 부동층과 공화당 내 일부 반(反)트럼프 표를 흡수하는 것이 확실하게 승기를 가져올 최적 해법인 셈이다.
반면 막판 기세를 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된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트럼프 지지층의 가장 대척점으로 분류될 수 있는 히스패닉 여성 유권자 100명이 참여했다.
유색인종과 여성 유권자까지 확장성을 넘보는 트럼프 캠프의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민자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재집권 시 불법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추방하겠다고 단언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은 히스패닉 유권자를 상대로 한층 누그러진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들어와야 하며, 우리는 그들을 원한다”면서 “그들은 그러나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스패닉은 흑인과 함께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층으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히스패닉 유권자의 4분의 1가량이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상당수가 여전히 해리스 부통령에게 기운 것으로 분석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또한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특히 히스패닉 남성 유권자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성향이 한층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는 3천62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전체 선거인단의 15%를 결정할 수 있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