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매체 폭스뉴스 인터뷰…진행자와 대선 토론하듯 공방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6일 “(당선시) 내 대통령 임기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의 계속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을 20일 앞둔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새로 취임하는 모든 대통령처럼 나는 내 삶의 경험과 내 전문적 경험, 그리고 신선하고 새로운 구상을 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현 조 바이든 행정부의 2인자인 자신에게 공화당 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인기 없는 정권의 공동 경영자’ 프레임을 떨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나는 새 세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고 밝힌 뒤 “일례로 나는 경력의 대부분을 워싱턴 D.C.에서 쌓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검사로 활동하다 2017년 워싱턴에 입성해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부통령까지 오른 자신의 경력이 대권에 도전하는 전형적인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공화당과 재계의 의견까지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주류 미디어 중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폭스뉴스와의 이번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마치 상대 후보와 TV토론을 하듯 진행자와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녹화된 이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폭스뉴스 진행자 브렛 베이어는 자주 상대방의 말이 끝나길 기다리지 않고 질문과 답변을 쏟아냈다.
그 탓에 두 사람이 동시에 발언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특히 진행자인 베이어는 해리스 부통령의 최대 약점인 불법이민자 문제를 소재로 해리스 부통령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베이어는 불법 이민자의 범죄에 의해 자식을 잃은 여성의 의회 증언 영상을 보여주며 불법이민 문제의 해결책 부재를 지적했다.
그러자 해리스 부통령은 “(해당 여성이 자식을 잃은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해로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포괄적 국경안보법안이 좌초됐다고 항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급진 좌파’들이 대선일에 소요 사태를 일으키면 군대를 동원해야 할 수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고,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통령 부적격자로 규정한 사실을 소개하는 등 경쟁자에게 날을 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에 ‘비우호적’ 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한 것은 공화당내 반(反)트럼프 유권자들과, 무당파 유권자 등으로의 득표 확장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