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대선에서 맞붙게 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대별 지지기반이 역전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통적으로 대선에서는 보수적인 노인 세대가 공화당 후보를 선호하고,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노년층이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을, 청년층은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울어져 앞서 수십년간 이어진 추세가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고 7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지난 3일 발표된 NPR·PBC 여론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24∼39세, 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출생)와 Z세대(18∼23세, 199년대 말∼2000년대 초반 출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45세 이상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더 높았다. 이 연령대에는 1920년대 후반∼1940년대 초반에 태어난 ‘침묵 세대’와 그 이전에 태어난 ‘위대한 세대’ 등 노년층이 포함된다.
지난달 27일 나온 폭스뉴스 설문에서도 30세 미만 유권자층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포인트 차로 바이든 대통령에 앞섰다.
또 2월 말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65세 이상 유권자층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9%포인트 높았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처럼 뚜렷하게 세대별 지지 역전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경향성은 엿보인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30세 미만 유권자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앞섰지만 2020년 대선 때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줄었다. 또 노년층 지지율은 48%로 청년층과 비슷했다.
퀴니피액대 최근 설문 결과 역시 이와 비슷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5세 미만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0%포인트 높았는데, 과거 공화당 지지세가 높던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도 8%포인트 앞섰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수치가 세대별 지지율 역전을 나타내는 신호라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맞교환’이라고 짚었다.
청년층 투표율이 노년층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2020년 대선에서 연령대별 투표율은 65∼54세 73%, 75세 이상은 70%였으나 25세 미만은 48%에 그쳤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대부분의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노년층 지지율 상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년층의 경우 전화 통화 등 전통적인 조사 방식으로는 정확한 동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IOP)의 여론조사국장인 존 델라 볼프는 “우리는 백인, 중년층 상대 여론조사 방법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리거나 나이가 많고, 흑인·히스패닉일 경우 무엇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에 대한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백인 유권자층이 다른 인종 그룹, 특히 라틴계보다 더 나이가 많은 편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지지 역전 현상이 인종 등 보다 광범위한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보다 흑인·라틴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높아졌고, 바이든 대통령은 4년 전 트럼프 쪽으로 기울었던 백인 유권자층에서 세를 얻고 있다.
폴리티코는 최근 설문조사가 “실제를 반영한 것일 수도, 아니면 선거를 치른 뒤에야 드러날 조사 오류의 산물일 수도 있다”며 “또한 그러한 변화는 나이, 계층, 인종 등 집단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