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1.5세 작가 김주혜씨 ‘해외문학상’

반일투쟁 그린 소설로

소설가 한강의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에 이어 이번에는 미주 한인 1.5세 여성작가가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2024 러시아 톨스토이 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 해외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오리건주 출신의 김주혜(37·사진) 작가로,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톨스토이 문학상 시상식에서 장편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로 번역가인 키릴 바티긴과 함께 해외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주혜는 해외문학 부문 최종 후보 10개 작품 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올가 토카르추크 등을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톨스토이 문학상은 톨스토이 탄생 175주년인 2003년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이 러시아의 ‘레프 톨스토이 박물관’과 함께 제정한 상으로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평가받는다.

김주혜 작가의 데뷔작인 ‘작은 땅의 야수들’은 일제 식민지 시절 한반도라는 작은 땅에서 투쟁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풀어낸 장편소설로, 한국에서는 지난해 다산북스를 통해 출간됐다. 러시아에서는 바티긴의 번역으로 인스피리아에서 출간됐다.

다산북스에 따르면 심사위원 파벨 바신스키는 기자회견에서 이 작품에 대해 “여기에는 짐승들이 있다. 그중 호랑이는 한국 독립의 상징이다. 나는 이 작품을 알렉시 톨스토이의 ‘갈보리로 가는 길’에 비교하겠다”며 “정말 잘 쓰였고, 투명하고 성숙한, 젊은 작가로는 놀라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김주혜는 수상 발표 전 다산북스에 “영광스럽다. 개인적으로 늘 러시아 문학의 철학에 빚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유산인 호랑이를 한국 독립의 상징이라고 세계적으로 알린 기회가 된 것 같고, 더 넓게는 우리 문화와 역사의 긍지를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후보에 오른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주혜 작가는 1987년 인천에서 태어나 9세 때 가족과 함께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이민을 왔다. 아이비리그 명문 프린스턴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김 작가는 지난 2016년 영국의 그란타 문학저널에 단편소설 ‘바디 랭귀지’로 등단한 뒤 단편소설, 수필, 저널리즘, 비평 등 여러 작품이 미국과 영국의 여러 잡지와 신문을 통해 출간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김 작가는 동물과 자연보호 운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으며 데뷔소설의 선인세와 로열티 일부를 블라디보스톡의 시베리아 호랑이와 아무르 표범 보호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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