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산 없는 해리스 홈그라운드 캘리포니아 출격, 왜?
자원봉사자·후원금 확보 포석…상·하원 선거도 ‘염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민주당의 최대 텃밭이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유세를 개최했다.
선거일까지 24일밖에 남지 않아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길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주를 방문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코첼라에서 열린 유세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극좌 민주당이 이 주를 파괴했다. 캘리포니아는 정말 잃어버린 낙원이 됐지만 우리가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최고의 학교와 안전한 동네, 성장하는 중산층을 갖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카멀라 해리스가 이제 미국에 강제하고 싶어 하는 바로 그 정책이 수십년간 시행되면서 그 모든 것이 말살됐다”고 맹폭했다.
이어 “여러분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무소속이든 이 선거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더는 참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낼 기회”라며 “카멀라 해리스가 여러분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트럼프만이 여러분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1992년 대선부터 계속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대표적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 지역)로,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54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이 63.5% 대 34.3% 득표율로 캘리포니아를 가져갔으며 이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산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득표율과 상관없이 이긴 후보에게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몰아주는 승자독식 선거 제도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유세를 선거인단 확보 차원에서 보면 사실 시간 낭비다.
그런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해리스 부통령의 홈그라운드인 캘리포니아 방문을 통해 얻을 게 있다는 게 미국 언론의 평가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기 때문에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와 후원자도 많다.
2020년 대선 때 약 600만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었으며 보수 세가 강한 일부 시골 카운티에서는 득표율이 70%를 넘었다.
이는 캘리포니아에 이 주의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당선을 위해 뛰고 경합주 유권자에게 전화를 돌려 트럼프 지지를 독려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잠재적 자원봉사자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많은 인구’는 그만큼 선거자금을 낼 지지자가 많다는 의미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첼라 유세에서 VIP 입장권은 5천달러이며, 2만5천달러를 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이 주의 법무장관과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는 점에서 캘리포니아의 여러 문제를 부각하며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으로 돌릴 기회이기도 하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첼라 방문은 해리스의 실패 기록을 부각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주와 모든 미국인을 구할 올바른 해법을 갖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에 앞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히스패닉계(중남미 혈통) 소상공인과 원탁회의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히스패닉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경합주인 네바다의 유권자 5명 중 1명이 히스패닉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