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국가노동관계위원회(NLRB)로부터 또 소송을 당했다. 직원들의 소셜미디어(SNS)의 사용을 제한했다는 이유다.
NLRB는 국가노동관계법에 따라 노동 시장에서 노사 관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기관이다.
1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NLRB는 애플이 직장 내 메시징 앱인 슬랙(Slack) 등 SNS 사용을 제한해 직원들의 근무 조건 개선 요구 활동을 방해했다며 이날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앞서 직원들의 조직화와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권리를 침해했다며 NLRB가 지난 1일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10일 만에 두 번째다.
NLRB는 소장에서 애플은 직원들이 슬랙 사용 시 부당한 규칙을 만들어 이를 어긴 직원들을 불법적으로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NLRB에 따르면 애플은 관리자의 허가 없이 새로운 대화방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고, 직장 관련 문제를 다룰 때는 관리자나 지원 부서에 보고하도록 했다.
한 직원은 슬랙에서 직장 내 근무 환경 개선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해고됐고, 다른 직원은 SNS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요구받았다. 이에 직원들은 SNS에서 회사로부터 감시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NLRB는 설명했다.
애플이 NLRB와 합의하지 않으면, 내년 2월부터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슬랙에서 근무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다 해고됐다고 주장한 전직 직원이 애플을 NLRB에 고발한 데서 비롯됐다.
이 직원은 슬랙에서 재택근무를 옹호하고 회사 내 성차별 및 인종차별 사례를 공개적으로 알리는가 하면, 회사를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게시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애플은 근로자의 권리를 광범위하게 침해했다”며 “우리는 애플이 재판에서 명백히 불법적인 규정을 시행하고 직장에 만연한 성차별 등 인권 침해를 고발한 직원들을 해고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NLRB는 지난 1일에는 애플이 직원들에게 불법적인 기밀 유지 및 퇴사 후 경쟁업체 취업 금지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했으며, SNS 등에서 회사 정책이나 근무 조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지나치게 제한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