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준 전 북핵대사 “美 새정부 출범 직후 가능성”
한미, 北 동향 주시…소형화된 전술핵무기 위협 가시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정부는 11월 대선을 계기로 북한이 핵실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북한의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대사는 지난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굳이 미국 선거일에 맞춰 해도 별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선거보다는 차기 행정부 출범 직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26일 국회 정보위에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할 가능성이 있지만, ICBM·인공위성 발사 등 다양한 군사적 도발 수단이 있어서 미국 대선 이전보다는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시드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지난달 19일 과거 미국 대선 사례를 보면 북한이 “이임하는 행정부를 처벌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4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미국 대선을 전후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소형화된 전술핵무기 실험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한 바 있다. 화산-31의 실제 위협 정도는 아직 정밀하게 분석되지 않았지만, 그 직경이 40~50cm로 추정된다.
북한 주장대로 실제 작동한다면 이는 고체연료 추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포함해 한국을 겨냥한 다양한 무기체계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게 된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최근 국제 외교가의 현안이었다. 특히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자임하고 나서면서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달 국회 보고에서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플루토늄 약 70㎏,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두 자릿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최근 “핵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여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없는 일”이라고 한국을 겨냥한 바 있다.
북한이 미국 대선을 전후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는 새로운 미국 행정부를 향한 외교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집권 1기 시절 북한 김 위원장과 특별한 관계를 가졌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를 상정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각종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의 과거 협상 경험을 거론하며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김 위원장과 관계 개선이나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북한이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특히 소형화된 전술핵무기라는 새로운 위협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