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남권 유럽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까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낼 기회를 잡았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제3차 우크라이나-동·남유럽 정상회의에서 “10월과 11월, 12월에는 현재까지의 전황을 평화와 장기적 안정으로 전환할 실질적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황은 전쟁을 내년까지 종식하기 위해 결단력 있게 행동할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기회’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침공 후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점령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지속해서 영토를 넓히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월부터 러시아 본토를 기습해 서부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입하며 이 지역 일부를 통제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우크라이나에서 퇴각하게 할 소위 ‘승리계획’이라는 종전 청사진을 마련하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 전폭적인 지원을 호소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아직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드러나지 않아 일각에서는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할 장거리 미사일 제한을 풀어달라는 기존 우크라이나 요구의 연장선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종전 기회를 잡았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언급은 ‘승리계획’에 대한 서방국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강력한 지지를 끌어내려는 취지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러시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동맹국들이 (승리계획에) 회의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첫 단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우리가 가입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서유럽 국가 지도자들과도 차례로 회동한다. 11일 이탈리아 방문 중엔 프란치스코 교황도 만난다.

그는 12일 독일의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50개국의 회의에서 승리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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