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 47지구 선거 ‘아시안 혐오’ 타깃돼

“인종차별·증오 멈춰라”

오는 11월 선거에서 캘리포니아 47지구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한인 데이브 민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계 혐오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데이브 민 후보 선거홍보 팻말들 다수가 아시안 혐오 단어로 훼손된 채 발견된 것이다.

8일 데이브 민 후보 선거캠프 사무실은 47지구에 포함된 오렌지카운티 헌팅턴비치 지역에서 데이브 민 의원의 선거홍보 팻말들이 ‘국(Gook)’이라는 아시아계 비하 단어 낙서로 얼룩진 것을 이 지역 지지자들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민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 이 지역 내 10여개의 표지판이 아시안 비하 문구 낙서로 훼손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적어도 7일 밤 8시께까지는 해당 팻말들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고, 팻말 훼손은 8일 오전 7시께 처음 발견됐기 때문에 밤사이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훼손된 팻말들 대부분 민 의원 지지자들이 제거했고, 나머지 일부는 헌팅턴 비치 경찰이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데이브 민 후보 캠프의 신고를 받은 헌팅턴비치 경찰국이 현재 이번 사건을 아시안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Gook)’은 동아시아인들을 비하해 부르는 속어로, 과거 베트콩을 비하하는 단어로도 쓰였다.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은 베트남 전쟁 당시 그를 감금했던 베트남인을 ‘국’으로 칭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데이브 민 의원 측은 이날 사건에 대해 “한인 이민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선거 과정에서 아시안 혐오 용어로 공격받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닐 정도로 아시안 증오 실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증오는 어떤 식으로도 어떤 대상에게라도 용납되서는 안되는 일이다. 완전히 멈춰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데이브 민 의원 측은 최근 수년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마가(MAGA)’ 운동의 영향으로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이 증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형석 기자>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