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개월여간 주가 70% 상승…변동성 높아져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로보(무인)택시 공개 행사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그만큼 주가 변동성이 특히 높아진 상황에서 오는 10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발표 내용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은 트레이드 얼러트의 옵션 데이터를 인용해 테슬라의 향후 30일간 주가 변동성 예상치가 2년 만의 최고치에 가까워졌다고 8일 전했다.
이처럼 테슬라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것은 주로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중국 업체들의 부상으로 전기차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전반적인 수요가 둔화한 영향 등으로 지난 4월 22일 장중 138.80달러(종가 142.05달러)까지 내려갔다.
특히 지난 4월 초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을 폐기한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주가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그동안 준비해온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머스크는 4월 23일 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사의 자율주행기술로 운행할 계획인 로보택시를 ‘사이버캡'(CyberCab)으로 지칭하면서 “에어비앤비(숙박공유 플랫폼)와 우버(차량호출 플랫폼)의 결합 같은 것으로, 테슬라가 직접 차들을 소유하고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누군가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 그런 회사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그것을 할 것이고, 이미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전날(8일 종가 240.83달러)까지 5개월여간 70%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런 주가 상승분의 대부분은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과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로보택시 공개일이 다가오면서 이번에 공개될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커지고 있다.
특히 향후 로보택시의 상용화 시점이 관건으로 꼽힌다. 로보택시를 실제 무인으로 운행하려면 당국의 규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개발해 판매 중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Full Self Driving)는 아직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레벨2 수준인 데다 FSD 작동 중 벌어진 교통사고도 여러 건 보고된 바 있어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단시간 내에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도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 개릿 넬슨은 “수많은 기술적 장애물, 안전 테스트 및 규제 승인이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것을 해결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 이발브ETF의 최고투자책임자 엘리엇 존슨은 “그들(테슬라)은 그동안 수없이 얘기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테슬라가 이번에 발표할 내용이 앞으로 1∼2년간의 회사 재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 역시 로보택시 이벤트가 즉각적인 결과물이나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 “이 회사는 특히 FSD에 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이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미 서부 시간으로 오는 10일 저녁 7시(한국시간 11일 오전 11시) 로스앤젤레스(LA) 버뱅크의 워너브러더스 영화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로보택시 시제품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