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사용하는 후라이팬·냄비 등 조리도구와 초밥 포장용기 등에 있는 ‘검은색 플라스틱’에 암을 유발하고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화학 물질이 들어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초밥 접시, 구슬 목걸이, 주방 도구 등 검은 플라스틱 재질에서 상당히 높은 수치의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행용 게임, 장난감 등에서도 발암 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미국의 환경 및 건강 연구단체인 ‘독성물질 없는 미래(Toxic-Free Future)’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U)가 발표한 연구를 보면 연구자들이 실험한 검은색 가정용품 20개 중 17개 제품에서 난연제가 나왔다.
난연제는 연소 저항력을 높이고 화염 확산을 늦추기 위해 제품에 첨가되는 화학 물질이다.
이와 함께 전자제품에 들어간 플라스틱이 가정용 제품 제조에 재사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8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한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100건 중 폴리스티렌(PS) 재질의 용기 3건이 지방성 식품을 대상으로 한 총용출량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서울시 제공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메간 리우 ‘독성물질 없는 미래’ 정책담당자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난연제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난연제는 첨가된 폴리머와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집안 공기 중으로 스며들 수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플라스틱 주방 도구를 가열하면 음식을 통해, 어린이가 장난감을 빨면 침을 통해 체내로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환경 보호청은 “일부 난연제가 갑상선 문제, 생식 기관 합병증, 신경 독성 및 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또한 어린이의 경우 주의력 지속시간 장애, 운동 능력 저하, 인지 발달 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미국화학협회의 북미 난연제 연합은 “제조업체는 난연제가 소비자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엄격한 연구와 위험 평가를 실시한다”면서도 “해당 보고서는 난연제의 위험을 주장하지만 실제 잠재적 노출 수준이나 경로의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