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이지효교수의 한국사람 사는 이야기

골프는 오랜 세월 동안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오며 중장년층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골프장에선 보기 드물었던 20대, 30대 젊은
층이 많이 늘어났으며, SNS에는 자신이 골프를 치는 모습이나 패션을 공유하는
‘골린이(골프+어린이)’들의 피드가 가득합니다. 이처럼 젊은 세대가 골프에 열광하게 된
데에는 SNS라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SNS의 등장과 함께 골프는 더 이상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프라이빗한 스포츠가 아닌
골프를 ‘보여주는’ 스포츠로 즉, 인스타그램 속의 필드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골퍼들은 자신이 필드 위에서 찍은 사진, 동영상, 혹은 라운딩 후
즐긴 클럽하우스의 음식 사진 등을 공유하며 ‘골프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경기 기록이나 스윙 영상이 아니라, 필드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클럽을 사용하며, 어떤 뷰에서 경기를 즐기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이죠. 이러한
콘텐츠는 단순히 경기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골프일상’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골프라는 스포츠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승화시키며, 더 많은
젊은 세대가 골프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골프 패션 브랜드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 SNS 채널을 통해 매 시즌
새로운 골프 의상 라인을 선보이며, 골프웨어를 입고 필드에서 촬영한 화보를 젊은 세대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합니다. 브랜드와 골퍼 사이의 협업도 활발해지면서, SNS 인플루언서들이
각자의 스타일로 브랜드의 골프웨어를 입고 필드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젊은 층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SNS 기반의 패션 트렌드 확산은 젊은 세대가 골프장을 ‘패션을
뽐내는 장소’로 인식하게 하며, 전통적인 골프장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젊은 골퍼들은 SNS를 통해 새로운 골프장에 대한 정보를 얻고, 라운딩 경험을
공유하며, 골프에 대한 조언을 구합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골프 커뮤니티
그룹’에서는 특정 골프장의 상태, 비용, 추천 코스에 대한 정보가 활발하게 오가고 있으며,
“어디에서 라운딩하기 좋은 골프장 추천해 주세요!”와 같은 질문이 쉴 새 없이 올라옵니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단순히 정보 공유를 넘어, 젊은 골퍼들 간의 네트워킹
장소로도 기능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해시태그(#골프여행, #골프장후기 등)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고, 가끔은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이 오프라인 골프 모임을 가지며
네트워킹을 쌓기도 하죠. 이는 골프가 기존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SNS 기반의 다양한 골프 챌린지와 이벤트도 젊은 세대의 골프 소비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타 깨기 챌린지’나 ‘나만의 골프 스윙 스타일
공유하기’ 같은 SNS 챌린지는 젊은 골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골프 실력 향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많은 골프 브랜드들이 SNS 이벤트를 통해
골프용품을 증정하거나 라운딩 티켓 등을 제공하고, SNS 홍보 기반의 골프 행사 콘텐츠를

제작하여 젊은 골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죠. 한 예로, 역사상 한국 기업이 최초로 인수한
괌의 ‘파인이스트 괌 골프리조트’에서도 젊은 층의 많은 참여를 위한 SNS 마케팅 및 골프
행사 콘텐츠를 다각도로 접근하여 골프 인플루언서 골프 대회를 제작, 진행중입니다.

이러한 이벤트와 챌린지는 단순히 골프 브랜드의 홍보에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가 골프를
‘경험’하고 ‘기록’하며 더욱 재미있게 골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 골프용품
브랜드는 ‘가장 독특한 퍼팅 자세’ 이벤트를 열어, 젊은 골퍼들이 각자의 창의적인 퍼팅
동작을 촬영해 올리도록 유도했는데, 해당 이벤트는 수천 개의 영상이 공유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 결과, 젊은 골퍼들은 퍼팅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며 더욱 즐겁게 골프를
경험할 수 있었죠.

골프와 SNS의 만남은 그동안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로만 여겨졌던 골프를 젊고
역동적인 스포츠로 변모시키고 있습니다. 골프는 이제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보여주고’
‘공유하며’ ‘즐기는’ 새로운 놀이가 되었습니다.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골프라는 스포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골프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필드위의 디지털 혁명은 젊은 세대의 골프 소비 방식을 끊임없이 변화시킬
것이고, 그 중심에는 SNS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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