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폐수 박테리아, 플라스틱 나노 크기로 분쇄한 후 효소로 분해”
폐수 속에서 플라스틱을 나노미터 크기로 분쇄한 다음 효소로 고분자(polymer)를 단량체(monomer)로 분해해 먹어 치우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분해효소를 폐수 속 미세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루드밀라 아리스틸드 교수팀은 7일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서 강과 폐수 속 플라스틱 표면에서 발견되는 코마모나스(Comanonas) 박테리아가 효소로 나노 플라스틱을 원료 물질 상태로 분해해 먹이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마모나스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어떻게 나노 플라스틱으로 분쇄하고 분해하는지 밝혀냈다며 이 발견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박테리아 기반 설루션 개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식물과 플라스틱에서 생성된 탄소화합물을 대사에 이용한다는 것을 밝혀낸 코마모나스 테스토스테리(Comamonas testosteri)를 음료수병에 흔히 쓰이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위에서 배양하면서 관찰하는 시험을 했다.
PET는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의 12%를 차지하고, 폐수 속 미세 플라스틱의 50%를 차지하는 물질로 쉽게 분해되지 않아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현미경으로 PET 표면을 관찰한 결과 C. 테스토스테로니 박테리아는 PET를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로 분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렇게 분쇄된 나노 플라스틱은 다시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특정 효소에 의해 고분자를 형성하는 단위 블록인 단량체로 분해되며, 박테리아는 이 단량체를 먹이로 섭취하며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박테리아 세포 내부의 모든 효소를 측정할 수 있는 오믹스(onmics) 기술을 통해 C. 테스토스테로니가 PET에 노출됐을 때 특정 효소 하나가 발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해 효소가 발현되지 않게 하자 플라스틱 분해 능력이 사라지거나 현저히 감소했고, 플라스틱 분해 능력이 없던 박테리아에 이 유전자를 삽입하면 플라스틱 분해 능력이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리스틸드 교스는 “이 연구는 폐수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나노미터 크기로 조각내고 이를 원료물질로 분해해 먹이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입증했다’며 “이 박테리아의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최적화해 활용하면 환경 내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udmilla Aristilde et al., ‘Mechanisms of polyethylene terephthalate pellet fragmentation into nanoplastics and assimilable carbons by wastewater Comamonas’, http://dx.doi.org/10.1021/acs.est.4c06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