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조지 개스콘 지방검사가 1989년 부모 살해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메넨데스 형제’ 사건의 재심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개스콘 검사장의 과거 논란적 판결들과 맞물려 또다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스콘 검사장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증거를 바탕으로 메넨데스 형제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선고가 이뤄질 경우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해 충격을 주고 있다.
메넨데스 형제 측은 지난해 5월 두 가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며 재심을 요청했다. 하나는 살인 몇 달 전 에릭 메넨데스가 사촌에게 보낸 편지로, 아버지의 성적 학대를 상세히 기술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전직 보이밴드 멤버의 증언으로, 메넨데스 가정에서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개스콘 검사장의 과거 행보로 인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는 취임 이후 범죄 기소 완화, 사형 폐지 추진, 청소년 범죄자 처벌 완화 등의 정책으로 ‘범죄에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LA경찰노조 대변인은 “개스콘 검사장의 정책들이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형사사법개혁협회의 제인 스미스 대표는 “새로운 증거가 있다면 재심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는 사법 정의를 위한 필요한 과정”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의 시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개스콘 검사장의 재선거를 한 달 앞두고 이뤄진 이번 발표가 정치적 의도를 띠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메넨데스 형제 사건의 재심 여부는 오는 11월 29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개스콘 검사장은 “현재로서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과거 행보를 고려할 때 이번 결정 역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